한국은행은 "고위험 익스포저의 비중이 높은 비은행권의 경우 PF 부실 증대시 금융기관의 자산건전성 하락과 충당금 적립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 관련 리스크를 유심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8일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7.09%로 나타났다. 전년(3.65%) 동기 대비 약 2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2022년만 해도 3%대를 유지하던 NPL은 지난해 들어 △1분기 4.64% △2분기 5.11% △3분기 5.88%로 꾸준히 증가했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총자산순이익(ROA)은 2022년 4분기 1.19%에서 고꾸라져 지난해엔 전분기 마이너스(△1분기 -0.15% △2분기 -0.14% △3분기 -0.14% △4분기 -0.42%)를 기록했다. PF 대출 리스크에 따른 대손충당금을 쌓은 영향이다. 보수적 대출태도가 유지되는 가운데 부실채권 매·상각 증가 등의 요인이 더해지며 자산증가율도 △1분기 8.3% △2분기 0.7% △3분기 1.3% △4분기 -8.7%로 급락했다.
연체율 큰 저축은행, PF대출 리스크 터지면 자본비율 급락
저축은행 건전성 악화의 주된 원인은 PF대출 리스크다. 저축은행은 PF 대출과 연체액 비율이 모두 다른 업권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금융기관의 PF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연초 2.0%에서 연말 2.7%까지 올랐다. 업권별 연체율은 은행(0.4%) 증권(13.7%) 보험(1.0%) 저축(6.9%) 여전사(4.7) 상호금융(3.1%)으로 저축은행은 6%이상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저축은행은 자본 대비 연체액 비율이 4.5%로 전체 금융기관 중 가장 높았다. 타금융기관의 자본대비 PF연체액은 △은행 0.1% △증권 1.7% △보험 0.3% △여전사 2.4% △상호금융 2.2% 등이다. 한은은 "상호금융의 경우 PF대출 비율은 상대적으로 크지만 연체액 비율은 작은 반면 저축은행은 PF대출과 연체액 비율이 모두 타 업권 대비 컸다"고 말했다.
PF사업장 부실이 크게 확산할 경우 저축은행 등 일부 비은행금융기관 자본 비율이 상당폭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은은 △(시나리오 1) 고위험 PF 사업장의 익스포저 전체가 부실화하는 경우 △(시나리오 2) 고위험 PF 사업장 시공사의 부실이 다른 사업장으로까지 전이되는 경우를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기존 14.1%였던 저축은행 자본 비율은 시나리오 1에서 12.6%, 시나리오 2에서 11.4%로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조건에서 은행(16.6%→16.6%→16.4%)은 물론 보험사(224.1%→223.0%→221.0%), 증권사(740.9%→727.0%→717.1%), 여전사(18.4%→17.7%→16.8%) 등보다 하락 폭이 컸다.
이종렬 한은 부총재보는 "금융권의 PF연체율이 상승하는 모습 보이고 있지만 충분히 관리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재보는 "PF 사업장 전체와 건설사까지 포함해서 스트레스 테스트를 했는데 PF 부실이 아주 나빠진다고 하더라도 금융권이 흡수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PF 부실의 미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기에 금융당국은 앞으로도 부동산PF 및 건설사의 부실 리스크가 확산되지 않도록 PF의 질서있는 정리를 차질없이 지원해야 할 것이며 금융기관도 증대된 리스크에 상응하는 손실흡수력을 확충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