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서울 아파트 증여가 전월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증여 거래도 간 40% 가까이 늘며 반등했다. 부동산 침체기로 인한 시세 하락 여파로 증여 거래가 다시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거래원인별 아파트 거래 현황에 따르면 1월 서울의 아파트 증여건수는 703건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429건 대비 64%나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도 43.7% 증가했다.
서울과 수도권 내 증여건수가 늘면서 전체 증여건수도 증가했다. 올해 1월 전국의 아파트 증여건수는 올해 1월 4018건을 기록하며 전월의 2829건 대비 38.9%나 상승했다. 지난 11월과 비교해도 1000건 가까이 늘었다. 전국의 증여건수는 지난 7월 이후 3000건대 초반에서 2000건대 후반을 오르내리다가 올해 1월 증가 폭을 갑자기 확대했다.
증여거래에 따른 등기 신청 건수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를 보면 집합건물에 대한 전국의 부동산 증여 신청건수는 8월 이후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 1월 약 8개월 만에 다시 3000건을 넘겼다. 이는 전월 대비 7% 정도 증가한 것이다. 60일인 소유권 이전 등기 신청 기한을 고려하면 1월과 2월의 증여 등기 신청건수는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서울 내 집합건물에 대한 증여 등기 신청건수는 지난해 9월 463건에서 올해 1월 565건까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올해 1월과 2월의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각각 557건과 474건으로 역시 신청 기산을 고려하면 올해 서울의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월 서울의 증여 등기 신청 건수는 256건, 2월은 486건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증여를 통한 절세 수요가 늘며 증여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취득세율은 상승했지만 여전히 시세 하락분만큼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심리가 우세하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27일 이후 16주 연속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하다 올해 3월 셋째주(18일 기준)에서야 보합을 기록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시장에서 ‘부동산 가격이 지금 바닥이 아니겠느냐’하는 심리가 여전히 우세하다”며 “향후 집값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증자의 세 부담을 가장 줄일 수 있는 게 이 시기라고 판단해 일시적으로 증여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