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공시가격 변동 폭이 작은 만큼 부동산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교통부가 이날 발표한 '2024년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국 평균으로 작년에 비해 1.52% 상승했다. 공시가격의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문재인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도입하기 이전 수준인 2020년 수준으로 내리면서 공시가 변동폭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020년 수준의 현실화율을 적용한 덕에 서울과 수도권은 소폭 상승하고 지방은 대체로 소폭 하락한 수준으로 결정됐다"며 "세금을 내야 하는 국민들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시가격 조정에 따른 보유세 부담 변화도 크지 않기 때문에 이번 조정이 부동산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가격 방어가 가능한 지역들은 공시가격이 상승하고, 계속해서 하락매물만 거래되는 지역들은 마이너스 변동률을 보이는 등 시장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매물 증가 등 시장에 큰 변화를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도 "공시가격 변동에 따른 보유세 증감이 크지 않다"며 "주택 보유자들은 공시가격보다 금리동향, 총선이후 부동산 정책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주택 거래량을 늘리는 등의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더라도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을 다소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함영진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 부장대우는 "지난해와 비교해 주택 보유세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더라도 고금리와 제한적 수요로 주택 거래량의 회복이나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면서도 "수요자의 주택 보유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춰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 및 급매물 매입하려는 이들의 진입 문턱을 낮추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하는 상황속에서 고가주택 등에 대한 세금 부담이 일부 완화되기 때문에 똘똘한 한채나 수도권 상급지 위주의 급매물 갈아타기 등도 제한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