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혼슈 동북부 도호쿠(東北) 지역에서 반도체 인재를 육성하고 관련 기업을 연결하는 ‘실리콘 회랑’을 목표로 하는 단체가 설립된다고 요미우리신문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신문)이 6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산·학·관이 협력해 ‘도호쿠 반도체・일렉트로닉스 디자인 컨소시엄’을 4월 이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이 컨소시엄은 기존에 기업과 현지 대학 등 학교, 지방자치단체 등 100여개 산·학·관 조직이 참가해 만들어졌던 연구회가 민간 주도로 새롭게 재출발하는 형식이 된다.
컨소시엄이 설립되면 기존의 연구회 활동에서 나아가 학생과 교원의 실습, 공장 시찰 등 투어를 늘리게 되며, 미국 정보기술(IT) 대기업과 협력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반도체 설계 인재를 육성하게 된다. 또한 반도체 인재 저변 확대를 위해 고교생 등을 대상으로 수업을 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도호쿠 경제국 주도의 체제로는 활동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중장기적으로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자체적 재원 확보와 관리 운영 등의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새로운 단체를 설립하게 됐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민간 주도로 새롭게 출발하게 되는 컨소시엄은 회원 기업으로부터 회비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사무국에는 기업 등에서 2명 정도의 인원이 파견되고, 도호쿠 경제국 등이 협력한다. 인재 및 공급망 등 테마별 워킹 그룹을 설치하고, 필요에 따라서 외국 인재 활용 부회(그룹), 물류 대책 부회, 제조 장치 부회 등도 설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도호쿠 지역에는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 업체인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반도체 공장과 도시바 반도체 공장이 있다. 일본 정부는 규슈와 도호쿠, 홋카이도를 반도체 산업의 거점 지역으로 삼고 발전시키고 있다.
규슈에서는 지난달 구마모토현에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일본 내 첫 번째 공장의 문을 열었고, 홋카이도 지토세에서는 일본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2022년 설립한 라피더스가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들 두 지역 또한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한 산·학·관 협력 조직을 갖추고 있다.
1988년 50%에 달했던 일본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점유율은 2022년 6%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첨단 4차 산업에서 뒤떨어져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했다. 특히 미·중 갈등 상황 속 대만의 반도체 공급 중단이 일본에 미칠 파장이 막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제 안보의 관점에서 반도체 산업 육성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