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복귀가 유력한 투수 류현진(37)이 포수 이재원(36)과 '전설의 배터리'를 이룰까.
KBS는 지난 19일 '류현진의 한화 복귀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6년도 2차 1라운드에서 한화에 지명된 류현진은 2012년까지 7시즌을 한화에서 뛴 뒤 포스팅 제도를 통해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FA(자유계약선수)가 아닌 포스팅 제도(비공개 경쟁입찰)로 진출한 류현진이기에 국내로 복귀하면, 원소속팀 한화와만 계약이 가능하다.
류현진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면서 "은퇴는 한화에서 하고 싶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특히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야구 팬들은 이재원과의 색다른 인연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인천 동산고 출신인 류현진은 2006년도 신인 드래프트 당시 SK의 유력한 지역 내 1차 지명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SK와이번스(현 SSG 랜더스)는 '대형 포수감'으로 평가되던 이재원을 택해 눈길을 끌었다. 팀 내 포수 포지션 뎁스가 얇은 점을 고려한 선택이었다. 다음 해 '좌완 특급' 김광현을 1차지명할 수 있었기에 내린 결단이기도 했다.
그러나 류현진이 데뷔 시즌이던 2006년 30경기에서 201⅔이닝 동안 204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을 기록하며 신인왕과 MVP에 모두 선정되는 괴물 같은 활약을 펼쳤고, KBO 7시즌 통산 190경기 1269이닝 1238탈삼진, 평균자책점 2.80으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상황이 반전됐다. 야구 팬들은 '류거이'(류현진 거르고 이재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물론 이재원도 SSG 소속으로 팀의 총 5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모두 함께하는 등, 팀 내 '안방마님' 자리를 공고히 했다. 그럼에도 만약 당시 SK가 류현진을 선택했다면, KBO의 또 다른 역사가 펼쳐질 수도 있었다. 류현진과 김광현이라는 압도적인 국내 선발 '원투펀치'를 내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일까. 이재원이 올 시즌을 앞두고 SSG에서 방출된 뒤 한화로 둥지를 옮겼고, 류현진도 한화 복귀가 가까워지고 있다. 당장 류현진이 한화와 계약한다면 '주전 포수'인 최재훈과 대부분의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이재원이 한화 선수로 뛰는 만큼 류현진과 이재원이 호흡을 맞추는 '전설의 배터리'를 볼 수 있을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