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는 가운데 대형 건설사 현장에서도 미분양 단지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입주 시점 기준 올해 4월 입주부터 대형 건설사의 청약 미달 현장이 생기면서 미분양 단지가 건설 업계 전반에서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등에 따르면 입주 시점 기준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 현장의 비율은 2024년 10%, 2025년 24%, 2026년 21%로 나타났다.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 비율이 7.9%로 나타난 올해 1분기에 비해 4분기에는 13.48%로 2배 가까이 증가한다. 청약 경쟁률 1대 1 미달은 100가구 아파트 청약에서 100명도 안 되는 사람이 청약을 해 경쟁률이 1대 1 미만으로 나와 미달된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데에는 지방 현장이 주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청약에서 입주까지 최소 36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21년과 2022년 무렵 대형 건설사가 지방 아파트 분양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3년 전후로 대형 건설사가 지방 분양에 많이 뛰어들었지만 최근 지방에서 '준공 후 미분양'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대형 건설사도 함께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증가하는 추세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수는 전월(8376가구) 대비 3.7%(314가구) 증가한 8690가구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미분양 단지가 늘어나는 만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등 부동산 경기 악화를 불러올 수 있어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분양 시장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움직이는 곳"이라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다는 얘기는 곧 부동산 경기가 침체됐다는 것이기 때문에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