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중동 지역 긴장감이 재차 고조되며 국제 유가가 또다시 급등했다. 증권가는 중동 위험은 아시아 제조업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것이라며 미국의 반도체, 인공지능(AI) 업종 투자에만 집중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난주 후티 반군의 홍해 일대 공격에 이어 전날(현지시간) 시리아 국경 인근에서는 미군이 공격을 받아 사상자 37명이 발생했다.
지난해 하마스-이스라엘 전쟁과 더불어 중동 위험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시아 지역 국제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했고, 중국도 잇달아 경기 부양책을 내놓고 있어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교역의 70%는 아시아, 유럽 노선으로 관련 제조업체들의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에 따르면 후티 반군의 홍해 공격으로 수에즈 운하의 무역 거래량이 지난해 11월 이후 42% 감소했다.
허재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홍해 사태로 컨테이너 운임 등 운송 비용이 늘어날 뿐 아니라 부품 공급 차질로 일부 제조업 생산도 원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올 상반기 중 일부 물가 상승 압력이 재차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국의 AI, 반도체 섹터 위주로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허 연구원은 “미국, AI, 반도체를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대응할 만한 섹터를 찾기 어렵다”면서 “유럽과 아시아 제조업 경기에 민감한 섹터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초 이후 미국의 AI, 반도체를 담은 상장지수펀드(ETF)는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기준 반도체 관련 기업이 포함된 ACE 미국빅테크TOP7 Plus 레버리지 ETF 상품은 15.84% 수익률을 냈다. 그 외 ARIRANG 미국테크10레버리지(15.56%), KOSEF 글로벌AI반도체(15.34%),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14.57%) 등 모두 미국 관련 반도체 상품이 상위권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