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구정에는 ‘리씨(li xi)’라고 불리는 새해 축하 용돈 문화가 있어, 구정 전후로는 신권 지폐 교환 수요가 높아진다. 이에 은행에서도 신권 교환이 쉽지 않은 만큼 온라인 교환 거래도 이루어지고 있지만, 거래를 빙자한 사기 행위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당부된다.
28일 베트남 현지 매체 띤뜩신문에 따르면 베트남에서 구정을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상에는 신권 지폐 교환을 요청하는 내용의 많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금액과 수량에 따라 환전 수수료가 다르며, 구정에 가까울수록 수수료가 높아진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돈을 교환하다 보면 사기를 당하기가 쉽다.
특히 일련번호가 행운의 숫자인 지폐, 마스코트가 인쇄된 돈, 외국 행운의 동전, 독특한 행운의 돈 등 각종 신권으로 교환하고 싶은 사람들의 요구를 방증하듯 구정 기간에는 이러한 광고들이 베트남에서 쏟아지다시피 한다. 이러한 광고들은 신권 교환을 유도하기 위해 구정에 가까워질수록 수수료가 더 비싸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온라인에 광고되는 교환 수수료는 1~10% 수준이다. 예를 들어 5만 동(약 2700원) 지폐의 경우 환전 수수료는 보통 7% 수준이다. △10만동, 20만동은 3~4% △소액권 2000동, 5000동은 10% 이상 △1만동, 2만동은 15% 이상이다. 특히 신년 행사에만 주로 이용되는 500동, 1000동 권종은 최대 20% 수수료가 든다. 즉 100만동을 해당 권종으로 교환하면 구매자는 80만동만 받는다는 의미이다.
하노이시민 부이 지엠(Bui Diem)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주민들 중에 교환해 주겠다는 사람이 있었는데 연락해 보니 수수료가 최소 5%부터 최대 18%에 달했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하노이시 민 비엣(Minh Viet)씨는 14~16%의 수수료를 지불하고 온라인으로 신권 지폐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총 1000만동(약 54만원)의 신권 지폐를 받았으며, 비용은 총 1140만동(약 62만원)을 지불했다고 밝혔다.
베트남 돈 외에도 일부 게시물에서는 2달러 지폐나 용 모양이 그려진 도금된 달러 지폐 등도 있다. 해당 지폐의 가격은 장당 20만~36만동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을 통해 돈을 교환하면서 사기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
부이 지엠씨는 "새 돈으로 교환하려고 은행에 갔는데 대부분 지점에서 돈이 없다고 해서 온라인으로 환전해야 했다"며 “지난번에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돈을 이체한 적이 있었는데 돈이 들어오지 않아 연락을 해보니, 전화번호는 물론 페이스북까지 차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이러한 행위는 현지 법에도 저촉된다. 수수료를 받고 신권을 교환하거나 제안하는 것은 베트남 중앙은행의 법률 및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통화 및 은행 분야의 행정 위반 제재에 관한 정부 법령 2019-88호에 따르면 베트남은 화폐 교환 행위에 대해 2000~4000만동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중앙은행은 신용기관과 중앙은행 각 지점에 단속을 강화하고 법에 위배되는 외화, 금, 환전 활동 위반 행위를 신속히 적발하고 엄격히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
많은 베트남 은행들은 신권 지폐 대신 온라인 행운의 돈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은행 앱을 통해 9999, 8888, 6666, 6868, 8686 등과 같이 행운을 의미하는 숫자나 생년월일 등을 선택하여 새해 소원과 소망을 담아 친구나 친척에게 전송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