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전세 계약 갱신 비중이 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저리의 정책대출이 사라지며 수요자들이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파트 전셋값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토대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4분기(10~12월) 체결된 전세 계약 3만7233건 가운데 1만70건(27%)이 갱신 계약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분기(7~9월) 3만8385건 중 9401건으로 24.5%였던 것에 비해서 2.5%포인트(p) 늘어난 수준이다.
실제 지난해 9월 27일부터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이 중단되자 거래량은 급감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9월 3845건에서 10월 2983건으로 900건 가량 줄었으며, 11월엔 2417건으로 더 줄었다.
지표가 낮을수록 매수자 우위 시장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KB부동산 매수우위지수에 따르면 9월 32.9였던 해당 지수는 12월 18.8까지 하락한 상황이다.
거래량이 줄어들자 아파트 가격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2월 첫째 주 하락 전환한 이후 7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전세 가격이 꾸준히 오르는 것도 수요자들이 갱신을 선택하게 하는 요소로 분석된다. 임대차보호법으로 전셋값의 최대 5%만 올려줘도 되는 상황이라 전세 시세가 오르면 갱신을 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은 지난 2022년 1월 정점을 기록한 후 하락세로 전환하며 지난해 5월까지 17개월 동안 꾸준히 하락했다. 그러다 전세 사기에 따른 빌라 기피현상 등 영향으로 아파트 전세 선호도가 커지며 5월 넷째 주부터는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고 올해 1월 넷째 주까지 36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집값 하락 등으로 인한 관망세와 전세 가격 상승 등으로 갱신 계약이 늘고 있다"며 "아울러 지금처럼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사비 등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거주를 이전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