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 미만 중처법 유예, '25일 본회의 마지막 아냐'...내달 1일 처리 여지

2024-01-25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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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처법 유예 개정안에 '부칙' 새로 달아 유예 가능

민주당 "산업안전보건청 설립" 협상 카드로 내걸어

24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2국회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와 2국회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대재해처벌법(중처법)을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하는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가 유예 연장에 대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27일 전면 시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이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2년 간 시행 유예는 중처법 부칙 조항에 있기 때문에 법 개정을 통해서만 유예기간 연장이 가능하다. 시행령 등 별도 방법으로 유예할 수 없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내달 1일로 예정된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중처법 유예 개정안에 내용 일부 수정이나 부칙을 새로이 다는 방법 등으로 유예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의원은 “오늘 본회의에 안 오르면 27일 중처법이 시행된다”면서도 “2월 1일 본회의에 중처법 유예 개정안에 부칙을 새로 달아서 올리고, 여야가 합의하면 유예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도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다만, 민주당이 요구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청 설립이 전제돼야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022년 1월27일부터 시행된 중대재해처벌법은 50인 미만(건설업은 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 2년 유예기간을 뒀다. 이달 27일부터는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법에 따르면 중대재해 발생 때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의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도 법 시행 이후 1년 10개월이 된 현재까지 중처법 내용과 적용 범위 등을 제대로 알지 못해 대응이 부족한 상황에서, 소규모 사업장까지 중처법 적용은 무리한 것이 아니냐”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이대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 아직 준비가 덜 된 중소기업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상실하게 될 것”이라며 애를 태우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중처법을 최소한 2년 유예하자는 입장이다. 첫 손에 꼽히는 문제는 사업주 의무사항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현장에서는 컨설팅 업체, 정부, 공단 등에서 지적하는 내용도 달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도 오락가락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실제로 중처법 제4조만 봐도 중소기업계 입장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중처법 제4조 제3호는 ‘유해·위험 요인의 확인 및 개선이 이루어지는지를 반기 1회 이상 점검한 후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필요한’ 조치를 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기준이나 내용은 규정돼 있지 않다.

중처법 제4조 제4호 가목 역시 마찬가지다. ‘재해 예방을 위해 필요한 안전·보건에 관한 인력, 시설 및 장비의 구비 등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그 편성된 용도에 맞게 집행하도록 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 역시 ‘필요한 인력 등’이나 ‘필요한 예산’ 범위를 판단할 기준이 구체적이지 않다.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관리하는 책임이 있는 경우는 어떤 사례인지 △안전·보건 관계 법령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예견하기 어렵다면 과연 ‘명확성 원칙’이 지켜진 것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준비 미흡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중기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50인 미만 사업장 80.0%가 ‘아직 준비 못했다’고 응답했으며, 85.9%는 ‘유예기간 연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중처법이 소규모 사업장까지 법이 적용되면 많은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은 사업주가 영업, 생산, 경영 등 1인 다역을 수행하고 있어 사업주가 구속되거나 징역형을 받아 부재시 폐업 가능성이 크고, 근로자도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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