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이 내달 5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50bp(1bp=0.01%) 인하한다. 이에 시중에는 약 1조 위안(188조원)의 유동성 공급 효과가 발생하면서 중국 경제 및 증시에 다소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관영 신화사 등에 따르면 판궁성 총재는 이날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준율 인하 소식을 전했다. 아울러 이달 25일부터는 농촌 및 소기업 대출에 대한 재대출(리파이낸싱) 금리를 종전 2%에서 1.75%로 25b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에 중국은 작년 9월 이후 5개월 만에 지준율을 인하하게 된다. 지준율은 중국 시중 은행들이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에 의무로 예치해야 하는 자금의 비율을 가리키는 말로, 지준율이 인하되면 인민은행 내 예치 의무 자금이 낮아져 시중 은행들은 더 많은 자금을 시중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는 실물 경제 부문으로 자금 공급을 촉진하면서 경제 활동과 증시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
중국 광다은행은 "인민은행이 지준율 인하를 통해 비용을 낮추고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것은 상업은행들의 신용 대출 능력을 강화시키는데 도움이 된다"며 "금융기관들은 실물 경제 지원 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민은행이 기자회견 중 지준율 인하를 발표한 것은 이례적으로, 이는 새해 들어 중국증시가 연달아 급락하며 4~5년래 저점까지 떨어진 가운데 중국증시 및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다. 중국 정부가 작년 하반기 이후 경제 및 증시 부양책을 연달아 내놓았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부양책이 충분치 않다는 불만이 제기되어 왔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이번 주 리창 총리가 증시 안정을 위해 '강력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전날에는 총 2조 3000억 위안 규모 자금을 증시에 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서둘러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지준율 인하 이후 중국증시 반등 여부는 불확실하다. 2020년대 들어 총 9번의 지준율 인하가 있었던 가운데 지준율 발표 다음 날 상하이종합지수가 상승한 적은 4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