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주담대(토스뱅크는 전월세보증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26조6383억원으로, 전년 말(15조5928억원)보다 11조455억원(7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주담대 증가액(13조6023억원·3.3%)보다 규모는 작지만, 증가폭은 70%로 20배 이상 높다.
이는 인터넷은행이 낮은 금리를 앞세워 주담대 수요를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 중 카카오뱅크·케이뱅크가 신규 취급한 주담대 평균 금리는 각각 4.44%, 4.34%로 4대 은행(4.51~4.59%) 대비 낮았다. 실제 △카카오뱅크(8조158억원·60.3%) △케이뱅크(2조6237억원·114.2%) △토스뱅크(4060억원·전월세보증금대출·신규) 등 인터넷은행 3사의 주담대 규모는 모두 성장했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어 부실 우려가 적고, 대출액 규모가 커 상당한 이자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즉, 기존 은행과 같이 대규모 주담대를 확보해두면 안정적인 수익원이 보장되는 셈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최근 대내 경기의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어쩔 수 없이 마진을 줄이며 저금리로 담보대출을 늘렸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런 인터넷은행의 영업 행태가 본연의 목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인터넷은행은 출범 당시 디지털 혁신에 기반해 포용금융에 기여해야 한다는 목표가 있었다. 이 때문에 인터넷 은행들이 손쉬운 주담대 장사에 안주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담대 확대는 인터넷은행의 핵심 목표인 중저신용 공급 확대와도 상반된다. 더욱이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차주 신용점수(평균 955.5점)는 4대 은행(927.25점)보다 높았다. 주담대 취급 차주에서도 고신용자에 더욱 집중한 것이다.
인터넷은행의 낮은 금리에는 사회적 비용이 빠져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이 비대면 중심으로 돌아가는 만큼 점포폐쇄 등의 비용효율화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은행들은 금융취약계층 보호와 같은 사회적 비용을 부담하는 데 반해, 인터넷은행은 이런 고민에서 벗어나 있다. 결국 인터넷은행은 비용 부담은 하지 않은 채 실익만 취하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여기에 최근 건전성 위기 등의 이슈로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목표까지 완화되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이달부터 개시된 '비대면 주담대 대환대출 인프라' 서비스를 통해 더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양경숙 의원은 "인터넷은행이 주담대 영업에만 몰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출범 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