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 않아도 작금의 공직사회가 공복(公僕)으로서 사명감을 잃었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무사안일이 팽배하면서 이권 개입이 끊이지 않고, 직무수행 과정에서 이해관계와 관련해 충돌도 자주 발생하고 있어 서다. 거기에 공금 횡령에 금품·향응수수, 직위의 사적이용, 예산의 목적 외 사용 등 공무원은 물론이고 공공기관 근무자들까지 모든 공직자가 이에 해당할 정도로 만연된 것으로 알려져 국민 불신이 높다. 언론 보도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산시 공무원들만큼이라도 ‘청렴도’를 제대로 갖춰 신뢰를 높이겠다는 이 시장의 자정 노력은 매우 돋보인다. 계획만 세운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긴 것도 결과에 대한 기대도 크다. 이 시장의 지시로 오산시는 새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고위공직자 및 조직환경 등 부패 위험성을 진단하는 ‘간부공무원 청렴도평가’를 실시했다.
그리고 17일부터는 기존 ‘청렴 자가학습’을 다양한 콘텐츠로 새롭게 개편하는 등 공직사회 전반의 청렴 의식 함양과 문화 조성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주경제 2024년 1월 17일 자 보도)
공무원의 필독서 목민심서가 있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정약용이 목민관(牧民觀), 즉 지방 관리들의 폐해를 없애고 지방행정을 쇄신하기 위해 지은 책으로 무릇 공직자의 실천 강령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내용에는 관리의 부임부터 해임까지 전 기간을 통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일들을 정해 놓았다.
목민심서는 제1부 부임에서 제12부 해관까지 12조로 이 책의 제2부 율기 6조에는 '칙궁(飭躬) 공직자는 항상 단정한 몸가짐이 중요하고' '청심(淸心) 그 누구보다 청렴한 마음을 가져야 하며' '제가(齊家) 먼저 자기 집안을 잘다스리고' '병객(屛客) 청탁은 물리치며' '절용(節用) 씀씀이를 절약할 것' '낙시(樂施) 주변에 베풀기를 좋아해야 한다'고 적고 있다. 공직자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한 번쯤은 읽어볼 만하다.
지난해 전국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견리망의(見利忘義)가 2023년 사자성어로 선정된 바 있다. 이익을 보기 위해 의리를 잊는다는 뜻으로 공직자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본분을 망각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잘 알다시피 공직자들이 당장의 개인 이익에 눈이 멀면 조직은 동력을 잃고 공멸하기 마련이다. 이를 막고 오산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팔을 걷어붙인 이 시장의 ‘청렴문화 확산정책’이 좋은 결실을 보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