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노후 주거지 재정비를 위해 높이 기준 완화에 나섰다. 남산과 북한산, 경복궁 등 주변 건축물 높이를 제한해 온 고도지구 제도를 30년 만에 개편하며 스카이라인의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제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고도지구 등 전면 개편을 위한 용도지구(고도지구, 특화경관지구) 결정안을 수정가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추가돼 수정 가결된 내용은 경관을 보호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일부 지역에 대해 추가 높이를 완화한다는 내용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산 주변 고도지구는 당초 지형적 특성으로 높이가 완화가 어려웠던 다산동, 회현동, 이태원동 등 일부 지역에서 높이를 12m에서 16m로 추가 완화했다. ‘구기평창 고도지구’는 당초 높이 20m를 적용토록 했던 것을 24m로 변경했다.
경복궁 고도지구는 당초 높이는 유지하는 것으로 계획됐으나 지형적 여건을 고려해 1977년 고도지구 최초 지정 이후 처음으로 서촌 지역 일부를 20→24m로 완화하고, 해당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서촌 지역은 16m→18m로 변경했다.
또 ‘북한산 주변 고도지구’에만 적용됐던 경관관리 가이드라인을 노후 주거지 개선을 위해 남산 고도지구와 구기평창 고도지구에도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가이드라인은 정비사업 등 추진 시 디테일한 시뮬레이션을 통한 경관 평가로 높이를 45m까지 완화 가능하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추가 완화 시에는 경관 보호를 위해 지구별로 수립된 경관관리 가이드라인을 준수해야 한다. 지구별 경관관리 가이드라인은 추후 재열람공고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변 고도지구 완화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주요 지역으로는 남산 근처인 용산구 후암동 일대, 북한산에 인접한 도봉동, 방학동, 쌍문동, 우이동, 수유동 일대 등이 꼽힌다.
높이 규제가 완화되면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다양한 이점이 생긴다. 높이와 건폐율 등 규제가 겹치며 최대 용적률을 사용하지 못했던 지역이 층수를 높여 최대 용적률을 사용할 수 있게 되거나, 층수를 높이고 건폐율을 낮춰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들 수 있다. 아울러 1층을 필로티 구조로 만들어, 층수를 그대로 유지한 채 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아울러 ‘국회의사당 주변 고도지구’에 대해서는 주요 시설물 경관보호 범위 내에서 지역의 불편사항 등을 해소하기 위해 높이 기준을 기존 75m, 120m, 170m에서 90m, 120m, 170m로 추가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지만 추후 관계기관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결정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에서 수정가결된 고도지구 등에 대한 재열람공고 및 관련 부서 협의를 2월 중으로 실시해 상반기 내 결정할 계획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공간본부장은 “그동안 규제로 인식됐던 고도지구에 대한 전면 개편으로 노후주거환경을 개선을 통한 도심내 도시공간 대전환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남산 일대에 위치한 한남뉴타운은 이번 고도지구 완화와는 관계가 없다. 한남뉴타운은 '한남재정비 촉진지구 변경지침'이라는 별도의 규정을 적용하며 높이 90m로 적용받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