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현상 효성 부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이 15~19일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다.
김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이번 포럼을 각사의 친환경 비전을 알리는 무대로 삼았다. 최근 조선 업계 내에서 '피크아웃'(최고점을 지나 하락하는 추세)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환경 선박 수요로 수익성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이 흡수할 수 있는 세계 선박 교체 수요는 2026년 3900억 달러로 예상된다.
김 부회장은 '무탄소 친환경 선박' 세션에, 정 부회장은 '공급 및 운송 산업 협의체'와 '에너지 산업 협의체'에 각각 참석하며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들과 탈탄소 추진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해외 사업 비중이 절반이 넘는 국내 주요 제조업체들은 글로벌 동향 살피기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중 공급망 경쟁 등으로 원자재 수급 불안정이 이어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에도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LG화학의 경우 배터리와 석유화학 업황 악화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70% 넘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에는 미국 선거가 최대 변수로 꼽힌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국내외 산업계를 대표해 공급망 위기 해결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화학∙첨단소재 산업 협의체 의장으로 뽑힌 데 이어 올해 다보스포럼의 국제비즈니스위원회(IBC) 정식 멤버로 선정됐다.
신 부회장은 이번 포럼 참석을 앞두고 올린 기고문에서 중국의 기초유분 자급률이 2~3년 안에 10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IRA와 칩스법,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등이 전개되면서 중국도 갈륨, 게르마늄 등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하는 등 내부 수요 활성화, 자립적 공급망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짚었다.
올해 다보스포럼에 데뷔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회사의 핵심 사업인 배터리 소재 및 그린수소 분야 관련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는 '광산·메탈 미팅', '국가 전략 대화' 등에 참여해 회사의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다.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과 허세홍 GS칼텍스 사장은 포럼 기간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각각 2007년과 2008년에 다보스포럼 차세대 글로벌 리더(YGL)로 선정됐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회사 매출 중 해외 비중이 70%가 넘는 상황이라 국제 경기 모니터링이 중요하다"며 "올해는 미국 선거와 중국 경기 등 글로벌 변수가 많아 최 회장이 이번 행사에서 자원 소싱, 주요 수출국 모니터링에 각별히 신경 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