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중국 MLF 금리 인하 전망...시장 관심은 '지준율 인하'

2024-01-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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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銀, MLF 금리 다섯 달째 동결…유동성만 투입

中 더딘 경기 회복세…'지준율 인하설'에 무게

1분기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여전'

중국 인민은행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 전경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민은행이 15일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의 전망이 빗나갔다. 최근 중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하락) 압력이 지속되면서 시장은 이달 정책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측과 달리 금리는 동결된 것. 시장은 이제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인민은행은 15일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입찰금리를 기존과 동일한 2.5%로 유지했다. 지난해 8월 2.65%에서 2.5%로 15bp(1bp=0.01%포인트) 인하한 이후 5개월째 동결한 것이다. 인민은행이 이날 MLF 금리를 동결하면서 곧 발표될 실질적인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도 동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인민은행은 금리를 인하하는 대신 시중에 중기 유동성을 추가로 공급하는 것으로 시장을 달랬다. 인민은행은 이날 1년 만기 9950억 위안(약 182조5800억원) 규모의 MLF 대출을 시행했다. 이날 7790억 위안 규모의 MLF를 롤오버(만기연장)하고 2160억 위안어치 유동성을 추가로 투입한 것이다. 

이날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한 공개시장 조작으로 890억 위안 규모 단기 유동성도 투입했다. 이날 500억 위안 규모 7일물 역레포 물량이 만기 도래하는 것을 감안하면 390억 위안의 단기 유동성을 순공급한 셈이다. 역레포 금리도 1.8%로, 기존과 동일했다. 

시장은 지난해 중국 주요 시중은행이 예금 금리를 인하한 데다가 몇 달째 이어지는 디플레이션 압력으로 1월 정책 금리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중국 내수 위축세로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 대비 0.3% 하락하며 3개월째 마이너스 증가세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생산자물가지수(PPI)도 2.7% 하락하며 15개월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게다가 지난해 중국 수출은 2016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달 금융 지표도 시장 기대에 못 미치며 시장에서는 연초 중국이 경기 회복을 위해 정책 금리 인하 카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게다가 중국 경제는 올해도 대내외적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부동산 장기 침체, 소비 위축, 지방정부 부채 등 도전에 직면한 상황인 만큼, 연초부터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9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저우란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도 “국가 경제 성장에 유리한 금융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양호한 통화·금융 환경을 제공하겠다”며 공개시장 조작, MLF와 함께 지준율 등의 통화정책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민은행이 정책금리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은행권 지준율 인하 여부에 쏠리는 모습이다. 

특히 연초 정부 채권의 조기 발행과 은행 신규대출 발행 증가를 위해 지준율 인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지준율은 은행이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비해 일정 부분을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면 시중에 그만큼 유동성이 풀리게 된다. 일종의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낮춘 것은 지난해 9월이 마지막이다. 당시 인하 폭은 25bp로, 현재 은행권 평균 지준율은 7.4%다. 

시장은 비록 1월 금리 인하 예상은 빗나갔지만, 1분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 중국의 통화정책 운용 여지가 넓어졌단 것이 금리 인하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미·중 금리 격차가 축소돼 위안화 하방 압력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딩솽 스탠터드차터드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현재로선 위안화 약세 리스크보다 디플레이션 기대를 해소해야 할 필요성이 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궈성증권은 보고서에서 "단기적으로 금리 인하 예측이 빗나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 커진 만큼, 향후 인하 폭도 더 커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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