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8파전'…17년 만에 조합장 1111명 직선 투표

[사진=농협중앙회]

'농민 대통령'으로 꼽히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8명의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오는 25일 17년 만에 직선제로 치러진다. 

1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농협중앙회 등에 따르면 오는 25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지역 농(축협)·품목조합 조합장과 품목조합연합회장 등 선거인 1111명이 참여한 가운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진행된다. 총 8명의 후보가 출마한 이번 선거는 지난 2021년 농협법 개정에 따라 직선제로 실시된다.

농협중앙회장은 1961년 농업협동조합과 농업은행의 통합으로 농협중앙회가 출범하면서 정부가 임명해왔다. 1990년 민주화 바람을 타고 민선이 도입됐는데 당시에는 조합장 전체가 참여하는 직선제였으며 회장 연임에도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첫 직선 회장인 한호선 전 회장부터 원철희 전 회장, 정대근 전 회장이 각각 연임하다 임기 중 비리 혐의로 구속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2009년 농협중앙회장의 전횡과 비리를 막기 위해 농협법을 개정해 임기를 한 번으로 제한했다. 선거 과열에 따른 혼탁 방지를 이유로 선출 방식도 간선제로 바꿨다.

관련기사

• 2금융권 가계대출 2.7조 '폭증'…금감원, 농협중앙회 현장점검 착수
• '농협중앙회' 캐시워크 돈 버는 퀴즈, 정답은?

그러나 선거 과열 현상은 해결되지 않았고 투명성과 공정성 시비만 계속됐다. 대의원 조합장 선출을 놓고 논란이 지속돼 전체 조합장이 선거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된 것이다. 이에 법 개정을 통해 이번 선거는 지난 2007년 이후 17년 만에 다시 직선으로 치러진다. 농협중앙회장을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선거 유권자는 경북(14.4%), 경기(14%), 전남(13%), 충남(12.7%), 경남(12%), 전북(8.6%), 강원(6.6%), 충북(6%), 제주(2.8%), 서울(1.6%), 대구(1.6%), 울산(1.4%), 인천(1.5%), 부산(1.2%), 광주(1.2%), 대전(1.1%) 순으로 분포돼 있다. 특히 '부가의결권' 제도가 처음 도입돼 조합원 수 3000명 미만 조합은 한 표를, 조합원 수 3000명 이상 조합은 두 표를 각각 행사한다. 이에 따라 표수는 1252표로 늘어난다.

이번 선거에 등록한 후보자는 황성보 동창원농협조합장, 강호동 율곡농협조합장, 조덕현 동천안농협조합장, 최성환 부경원예농협조합장, 임명택 전 NH농협은행 언주로지점장, 송영조 부산금정농협조합장, 이찬진 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정병두 고양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예비후보(이상 기호순) 등이다. 이전처럼 지역 구도가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 조합장 중 3분의1이 초선이라는 점은 변수다.

농협중앙회장은 1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으면 당선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자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진행된다. 새 회장의 임기는 오는 3월 정기총회일 이후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