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내각과 대통령실 참모 출신 인사들은 50여명에 달한다. 이날 공직자 사퇴 기한이 마감됨에 따라 이들의 출마 지역도 보다 구체화됐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울 영등포을에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영등포을은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지역구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가 유력하다.
지난 8일 영입인재로 국민의힘에 입당한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각각 경기 수원병과 충남 천안을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들을 제외한 장·차관이나 참모 출신들의 상당수는 기존 여당 지역구나 영남권 등 전통적 텃밭에 출마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성근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황보승희 전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 곳은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지난달 28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곳이다.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서초을 출마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지역은 현재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 지역구다.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은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 지역구인 부산 해운대갑,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 역시 현재 홍석준 의원 지역구인 대구 달서갑 출마에 나설 전망이다. 이 외에도 비서관급 이상 출신 관료 중 현재까지 7명 이상이 국민의힘 소속 현역이 있는 지역구 출마를 준비 중인 상황이다.
영남권 중진 '물갈이론'이 나오는 가운데 공천 학살의 주요 수혜자가 용산 출신 참모 혹은 관료 출신이 될 경우, 당내 반발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으로 '친윤(윤석열) 핵심' 인사인 이철규 의원 등 9인을 선정했다.
한 위원장은 부산에서 열린 현장 비대위 직후 "이기는 공천, 설득력 있는 공천, 공정한 공천을 할 거란 말씀을 드린다"며 '윤심(尹心)' 작용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친윤 공천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이 의원이 공관위에 들어가면서 공천에서 용산의 입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중진들의 반발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통령의 파워가 워낙 크기 때문에 결국 친윤이 주도하는 물갈이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