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디지털 역량 강화와 업무 효율화를 위해 IT 운영방식을 '그룹사 간 위수탁 방식'에서 '그룹사 직접 수행방식'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개발기간은 최대 50% 단축되고 연간 150억원의 비용이 절감될 전망이다.
옥일진 우리금융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우리금융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일 IT 자회사인 우리FIS 인력들이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로 재배치되면서 우리금융의 10년 숙원사업인 'IT 거버넌스 개편'이 마무리됐다"며 "우리FIS가 우리은행, 우리카드 대신 IT업무를 수행해온 것과 비교해 개발기간이 최대 50% 단축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은 지난 2001년 지주체제 수립 직후 시작된 '그룹사 간 IT 위수탁 운영 방식'을 두고 노사·계열사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10년 넘게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임종룡 회장이 '그룹 신(新) IT 거버넌스'를 주요 경영과제로 선정하고 지주사 주관으로 'IT 개편 협의체'를 구성하면서 최대 난제였던 인력 이전 노사합의를 도출했다.
이번 개편으로 IT 개발과 유지보수 시간은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모바일뱅킹 등 10개 플랫폼 부서의 신규개발 업무는 은행 현업직원 260여명과 우리FIS에서 이적한 IT인력 240여명이 '원팀'으로 움직인다.
개발·유지보수 프로세스는 기존 7단계에서 3~5단계로 간소화된다. 길게는 30일 걸리던 개발기간이 2주 이내로 최대 50% 이상 줄어들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비용절감 효과도 적지 않다. 외주업체 개발 비중 최소화, 자체 개발 확대, 은행·카드-자회사 간 기획·품질관리 업무의 중복요소 제거로 은행 약 130억원, 카드 약 20억원 등 연간 총 150억원의 판매관리비를 줄일 수 있게 됐다. 절감된 비용은 디지털·IT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디지털사업 추진에는 한층 속도가 붙게 됐다. 우리금융은 오는 11월 오픈을 목표로 슈퍼앱 '우리WON뱅킹'의 전면 재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 뱅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2024년 그룹 경영목표를 '선도금융그룹 도약'으로 수립하고 전열을 정비하고 있는 우리금융에게 이번 IT 거버넌스 개편은 중대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이번 개편을 디지털 자산 플랫폼 구축과 활용의 지렛대로 활용해 시장을 앞서가는 성과물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