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시는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비상이 걸렸다. 최근 강릉 송정동 일원에는 동계올림픽 특구 사업의 하나로 대규모 호텔 등이 건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중 한 호텔은 객실 1105실 규모로 오는 2025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으로 준공이 마무리 될 수 있을지 현장에선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또 인근엔 총사업비 6450억원이 투입된 디오션 259(1098실)리조트도 2025년 준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지만 이곳도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전북에서도 태영건설 워크아웃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재 태영건설과 관련이 있는 사업은 전주 에코시티 2차 개발사업을 포함해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 아파트, 전주대대 이전 및 개발사업(천마지구 사업), 리사이클링타운 운영, 익산부송4지구 데시앙 아파트 등이 있다.
전주시는 내년 3월이면 모든 공사가 완료되고 데시앙 15블록 아파트 역시 분양이 완료돼 내년 4월에 입주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전주대대 이전 및 개발사업은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업은 태영건설의 지분이 40%인 ㈜에코시티가 전주대대 부지 개발을 담당하고, 그 이외의 부지개발은 전북개발공사가 맡는데 채권단의 결정에 따라 태영건설이 사업참여 자체를 포기할 경우 어렵사리 추진이 확정된 사업 자체에 큰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시 관계자는 "천마지구를 중심으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 이런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공 능력 16위로 평가 받는 태영건설의 지난해 3분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58%에 달하는데, 이는 100% 안팎의 다른 건설사들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하지만 업계는 수많은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을 거쳐 부도가 났던 지난 2008년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결국 정부가 칼을 빼들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방 중소형 건설사를 대상으로 사업장별 PF 규모 파악에 나서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달 28일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는 총 13곳으로 집계됐다.
대부분 지방 건설사들인데 이들 역시 부동산 PF로 태영건설과 비슷한 유동성 문제에 시달려왔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기 전 부도 처리된 곳은 경남 창원에 위치한 남명건설로, 이 건설사는 공사 미수금 누적액만 총 6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남명건설처럼 부동산 PF로 인한 연쇄 부도를 막기 위해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 관련 대책을 논의 중이다. 특히 회생 가능한 사업장에 한해 추가 보증을 제공하는 옥석가리기식 구조조정 방식을 내부적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