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2조1550억원에 달했다. 장기차입금이 1조4942억원, 단기차입금이 6608억원이다. 단기차입금은 1년 이내에 갚아야 하는 대출을 말한다. 1년이 넘어가면 장기차입금으로 분류되며, 일반·시설자금 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등이 포함된다.
이 중 태영건설이 국내 은행권에서 빌린 금액은 장기차입금 4693억원, 단기차입금 2250억원 등 총 7243억원이다. 대출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다. 산은은 PF대출 1292억원과 단기차입금 710억원 등 총 2002억원의 대출을 내줬다. PF대출 규모로만 보면 KB국민은행이 가장 컸다. 국민은행은 태영건설에 PF대출 1500억원과 단기차입금 100억원 등 1600억원을 빌려줬다.
태영건설은 이와 함께 △기업은행 997억원(PF대출) △우리은행 720억원(단기) △신한은행 636억원(단기 200억원·PF대출 436억원) △하나은행 619억원(단기 450억원·PF대출 169억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다.
보험사나 증권사 등 2금융 대출도 적지 않다. 보험사 PF대출로는 한화생명보험이 845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농협손해보험(333억원)과 한화손해보험·푸본현대생명보험(250억원) 등은 시설자금을 빌려줬다. 이외에도 △새마을금고 692억원(단기 525억원·PF대출 167억원) △KB증권 412억원(PF대출) △애큐온저축은행 50억(단기대출) 등 태영건설의 대출은 금융 전반에 펼쳐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채권 행사 유예 등을 수반한 구조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보유 채권 중 일부에서 손실이 예상된다. 이에 대응해 돈을 빌려준 채권 금융사는 대손충당금도 충분히 쌓아야 하는 만큼, 실적에도 악영향이 미칠 수 있다. 또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간접 손실도 우려된다. 실제 이날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A-'에서 'CCC' 등급으로 강등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향후 워크아웃 개시 여부, 진행 과정, 채권 손상 수준 등을 신용등급에 반영할 예정"이라면서 "채무조정 과정에서 원리금 감면, 상환유예, 출자전환 등에 따른 원리금 손상이 예상된다. 금융사에서 내어준 채권들 역시 온전히 이어받기 어려워 보이고, 일부 손실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들은 채권 회수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한다. 가장 많은 채권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의 경우 PF대출에 대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을 받고, 분양사업장 역시 계약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채권 회수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도 PF대출이 태영건설의 자회사 대출로 워크아웃 관련 채권이 아니며, 담보대출·분양완료사업장 대출이기에 영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