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5개월 연속 경신했다. 반면 금보유고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이 낮은 미국 국채 대신 안전자산인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중국 매체 신랑차이징은 미국 재무부의 ‘국제자본 유출입 최근 동향(TIC)’을 인용해 10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전월 대비 85억 달러 감소한 779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7개월 연속 감소세로 2009년 5월(8015억 달러) 이후 최저 수준을 5개월 연속 경신했다.
반면 같은 달 일본은 미국 국채 보유량을 전달보다 118억 달러 늘리면서 미국 국채를 1조982억 달러 보유하게 됐다. 일본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중국을 제치고 미국 국채 보유량 1위를 유지 중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 감소세를 두고 인민은행이 위안화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 매도·위안화 매수에 나서면서 미국 국채가 줄어들었다는 분석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미국 국채 수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이 수익률이 더 높은 미국 정부 기관채로 눈을 돌렸다고 보고 있다.
인민은행의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중국의 저명한 경제학자 위융딩 중국사회과학원 학부위원도 지난 17일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국제 경제 포럼에서 “미국 국채 이자율이 낮다는 점과 미국의 해외 순채무 급증에 따른 나쁜 결과를 고려할 때 중국이 미국 국채를 질서 있게 감축하는 것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위 위원은 그러면서 “중국의 해외 자산에서 외환보유고가 차지하는 비중을 낮춰야 한다”며 “미국 국채를 팔아치우는 게 아니라 질서 있게 줄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 등 외환보유고를 줄이고 있는 반면 금 보유고는 늘리고 있다. 중국 국가외환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1012억 달러로 전달 대비 0.44%(138억 달러) 감소했으나, 올해 1~9월 기간 중 중국의 금 보유량은 608만 온스 늘었다. 세계 최대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