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게임 개인 방송(스트리밍) 서비스인 ‘치지직(CHZZK)’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트위치가 한국 철수를 공식화한 상황에, 해당 수요를 흡수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프리카TV 역시 플랫폼 명칭을 '숲(SOOP·가칭)'으로 바꾸고, 빈자리 공략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게임 관련 영역은 치지직, 여성 캠 방송(여캠)은 아프리카TV로 양분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네이버는 19일 정오부터 치지직의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기 반응은 긍정적이다. 침착맨 등 유명 개인 방송자(스트리머)의 최고 동시 시청자는 1만5000명을 넘겼고, 총 방송인 18명 중 절반 이상의 평균 시청자가 3000명을 유지했다. 네이버 측은 “테스트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화질과 화면 끊김 등의 문제도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며 “초반 분위기는 기대했던 것 이상”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치치직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트위치가 내년 2월 27일 국내 서비스 종료를 발표한 게 호재다. 트위치는 아프리카TV와 함께 국내 1인 미디어 플랫폼을 양분하던 업체다. 모바일데이터 분석 업체인 모바일인덱스가 집계한 11월 활성사용자수(MAU)만 119만명에 달한다. 네이버로썬 이 중 상당 부분을 고스란히 흡수할 기회가 생긴 셈이다. 그간 네이버 카페 등을 통해 개인 방송 관련 입지를 착실히 쌓아둔 것도 흥행 가능성을 더하는 요인이다.
아프리카TV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사명과 플랫폼 명칭을 각각 숲코리아, 숲으로 바꾸고 사세 확장에 총력을 다하겠단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게임 스트리머보단 여캠 위주의 유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게임 스트리머의 경우, 산업 내 이미지 등을 고려해 네이버 행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유다.
이 역시도 아프리카TV 입장에선 호재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아프리카 별풍선 등 매출 내 여캠 카테고리의 기여도는 약 50% 수준이다. 만약 트위치의 여캠 스트리머 232명 중 약 50%만 아프리카TV로 이적해도 약 12% 수준의 실적 개선을 이뤄낼 수 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국내 트위치 월간 이용자 중 대다수는 네이버로 이동하겠지만, 여캠 등은 아프리카TV로 이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따라 아프리카TV가 트위치 전체 트래픽 중 약 10~20%를 흡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