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기관들은 내년에도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부터 본격 금리 인하에 나설 태세인 가운데 미국 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가 진행되며 증시 상승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마켓워치,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이 주요 기관들의 내년 스탠다드 앤 푸어스(S&P)500 전망치를 집계한 결과, 전망 평균치는 4910, 중간값은 5000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S&P500 종가가 4707.09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5000선까지 오른다고 할 경우, 6% 가량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작년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4796, 종가 기준)를 넘어 신고가를 기록하게 된다.
내년 S&P500 전망치를 5100으로 제시한 도이체방크는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GDP 성장률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미국 경제는 연착륙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는 증시에 있어 대단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도이체방크는 올해 S&P500 전망치를 4500으로 제시해 주요 기관들 중 가장 근접한 전망치를 내놓은 곳 중 하나다.
바클레이스는 내년 S&P500 전망치를 당초 4500에서 4800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2024회계연도에도 빅테크(기술 대기업)가 실적 성장의 주요 동인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4년으로 들어가면서도 소비자들의 가계 재무 상황은 임의소비재 지출을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만큼 탄탄하다"고 진단했다.
주요 기관들 중 가장 높은 S&P500 전망치를 내놓은 곳은 5400을 제시한 글로벌 투자 컨설팅업체 야드니 리서치로, AI 혁명 등에 따른 기술 혁신으로 인해 생산성 증가 및 삶의 질적 향상이 나타나면서 증시도 오를 것이라는 이른 바 '광란의 2020년대(Roaring 2020s)'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물론 모든 기관들이 상승 전망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소수이지만 하락 전망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이들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및 내년 미국 대선을 증시 불확실성 요소로 꼽았다.
내년 S&P500 전망치를 4200으로 제시하며 주요 기관들 중 가장 비관적 전망을 내놓은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투자자들이 아직 이 (경기 침체) 불확실성을 반영하고 있지 않지만 분명히 살아있는 리스크”라며 “내년은 증시의 매크로 환경이 보다 험난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매출 성장률의 연이은 하락, 이익 확대 제로, 자사주 매입 감소 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대부분 기관들의 전망과 같이 내년 S&P500이 5000까지 오른다고 하더라도 상승률은 6% 정도로, 상승폭이 크지는 않은 셈이다. 올해 뉴욕증시가 이미 전년 대비 22% 가량 오른 가운데 경기 및 실적 둔화 가능성이 드리우다 보니 증시 상승 여력은 제한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 S&P500 전망치를 4700으로 제시한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증시 전략가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증시의) 완만한 상승"이라며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높은 반면 기업 실적은 약 5% 가량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되는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