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이 13일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송영길 전 대표(60)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이날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송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금권선거라는 사안의 중대성, 휴대전화 폐기 행위를 비롯한 증거 인멸 우려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자신의 정치적 지위를 이용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이를 선거인들을 매수하기 위해 제공했다"며 "대의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는 범행이 집권 여당인 공당의 대표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해 엄중하고 단호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송 전 대표 선거 캠프에서 현역 국회의원, 지역본부장, 지역상황실장 등에게 총 9400만원을 뿌렸다고 본다. 이 중 6650만원이 든 돈 봉투를 살포하는 과정에 송 전 대표가 개입했다는 게 검찰 측 판단이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3월 30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과 공모해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서 지역본부장 교부용 자금 1000만원을 수수하고, 두 차례에 걸쳐 지역본부장들에게 활동비 명목으로 합계 650만원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해 4월 19일 사업가 김모씨에게서 5000만원을 받고 강 전 감사위원, 이 전 부총장, 보좌관 박용수씨와 공모해 윤관석 무소속 의원(전 민주당)에게 국회의원 교부용 돈 봉투 20개, 총 6000만원을 제공한 혐의도 있다.
송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에는 외곽 후원 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4000만원은 송 전 대표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운영하던 폐기물 소각장 관련 인허가 문제 청탁과 함께 받은 뇌물이라고 검찰은 보고 있다.
앞서 재판에 넘겨진 윤 의원과 강 전 감사위원, 이 전 부총장 등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하고 있다. 돈 봉투 액수 등 공소사실 일부를 제외하고 금전이 살포된 경위 자체는 인정하는 취지다.
다만 송 전 대표가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이란 점을 인지했는지 여부가 구속 여부를 가를 전망이다. 앞서 법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이 대표가 관여했는지 여부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점을 꼽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