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GO] 요소수 안심하라는 정부…현재 주유소 상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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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란 없다"지만...업계는 "불안"

전국 주유소 3413곳 중 110곳 '요소수 매진'...안정적

업계 "수입 다변화가 아니라 국내 생산력 높여야"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주유소는 심각하겠지만, 여기는 그렇게 (요소수가) 부족하진 않아요.

서울 종로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박모씨(60)는 이번 요소수 대란에 대해 아직 걱정할 만큼은 아니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기자가 7일 낮 2시께 방문한 박씨의 주유소에는 요소수 34박스가 있었습니다. 가격은 한 통(10L)에 1만9000원이었습니다. 

박씨는 "사실 대형 화물차가 아닌 일반 차량을 모는 사람들은 요소수가 그렇게 많이 필요하진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온라인에서 품절이 되는 사태가 일어나거나 사재기를 하려는 건 요소수가 부족하다고 하니 심리적으로 불안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답했습니다. 

이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등록된 전국 요소수 판매 주유소 3413곳 중 110곳은 요소수 재고가 매진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나머지 3303곳은 모두 재고가 있는 상태로, 리터당 평균 단가도 1602원으로 안정적인 수준이었습니다. 


전국 주유소에서 요소수 재고 물량이 없는 곳은 약 3% 정도로 전국적인 품절 사태를 대비해야 할 상황은 아닙니다. 그러나 최근 중국 당국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하면서 2년 전 한 차례 대란을 겪은 업계 관계자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은 요소수 국내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습니다. 

7일 롯데온 유록스 공식 판매 페이지에 요소수 구매 시 배송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가 공지돼 있다. [사진=유록스 홈페이지]

7일 롯데온 유록스 공식 판매 페이지에 요소수 구매 시 배송까지 한 달 정도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가 공지돼 있다. [사진=유록스 홈페이지]


국내 요소수 전문업체 롯데정밀화학에서 운영하는 '유록스' 공식몰에는 '주문 후 배송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문이 공지되기도 했습니다.

요소수는 화물차나 디젤 승용차, SUV(스포츠 유틸리티 차) 등 경유 차량의 배기가스 저감 장치를 작동하는 과정에서 사용됩니다. 우리나라는 2015년부터 요소수를 필요로 하는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경유차에 장착했는데요. 2019년부터는 모든 경유 차량에 SCR 장착을 의무화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정부는 당장 요소수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전날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요소수 재고 및 판매 현장 상황 점검 현장에서 "국내 재고 및 중국 외 계약 물량으로 3개월분 이상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미 수입대체선이 확보돼 있어 기업들도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한 만큼 2021년과 달리 충분히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조달청 역시 차량용 요소수 수급 안정을 위해 공공 비축 중인 총 2000여 톤의 국내 수요 10일분 요소를 조기에 방출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여전히 불안에 떠는 까닭은 이미 2년 전 그 난리를 겪었음에도 여전히 중국 의존도를 줄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21년 10월 중국의 요소 수출 규제로 이미 큰 혼란이 벌어졌을 때 이후 정부는 요소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해 2021년 83.4%였던 산업용 요소의 중국 수입량 비중을 지난해 71.7%까지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올해 91.8%까지 치솟았습니다.

정부에선 3개월치를 비축했다고 하지만 요소수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철강업계와 연말연시 운송량이 늘어나는 운송업계를 중심으로 요소수 품귀 우려에 경쟁적 비축 현상을 보이면서 당장 내년 초 또 한 번 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정부에서 시급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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