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키위 처음 먹어봤는데 달콤상큼한 과즙이 팡팡 입안 가득 퍼지는 싱그러운 맛에 반했어요. 바깥에 나와서 책도 읽고, 쉽게 만날 수 없는 다양한 로컬푸드도 맛보고 서울에 살면서 이런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삶에 작은 쉼표를 얻어가는 것 같아요.”
최정운씨(서울 종로구)가 지난가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책 읽는 서울광장' 농특산물 특별판매 행사장을 찾아 이렇게 말했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9월 24일부터 지난달 12일까지 차 없는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책 읽는 서울광장, 광화문 책마당 등 시내 3곳에서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를 운영했다.
이 기간 핀매된 지역 농특산물은 각 지자체에서 엄선한 ‘농부의 시장’ 참여 농가들과 지역 우수 농특산물을 판매하는 ‘상생상회’ 참여 농가들이 생산한 농특산물로 꾸려졌다. 시민들 눈과 입맛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잠수교 뚜벅뚜벅 축제’ 특판행사에서는 푸드트럭, 찐플리마켓, 책 읽는 잠수교, 잠수교 클래스&놀이터, 잠수교 라이브&구석구석 라이브 등 프로그램과 지역 농특산물이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볼거리와 먹을 거리를 제공했다. 이 축제에는 10개 농가가 여수 돌산 갓김치, 제주 한라봉 감귤주스, 홍천 약과 등을 판매해 5400만원 수익을 거뒀다.
이에 대해 시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사랑받는 K-축제로 자리매김하는 데 농특산물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책 읽는 서울광장’에서는 북토크와 작가 초청 강연, 클래식-음악사조 해설 및 연주 등 요일별 특화 프로그램 운영, 각 지역 서점들의 특화 프로그램 등이 어우러졌다. 책 읽는 서울광장은 매주 목~일요일 가족 행복에 초점을 맞춰 채소·과일 등을 판매했다. 또 광화문광장에서 진행된 ‘광화문 책마당에서는 MZ세대와 신중년의 행복한 삶에 초점을 두고 과일·꽃 등을 판매했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이들 광장에서 자유롭게 책을 읽으면서 레드키위, 감귤, 사과, 김부각, 치즈, 약과, 소시지 등 신선한 로컬푸드 등을 맛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10월에는 가을날 상쾌한 날씨 때문에 많은 시민이 모여들며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이 행사에 참여한 18개 농가는 약 4200만원의 수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최다 참여, 최대 매출을 기록한 제주친환경귀한농부영농조합 윤순자 대표는 행사 초반 제품이 완판돼 새벽 첫 비행기를 타고 제주를 오가며 매출 11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친환경유기농법으로 재배한 감귤과 레드키위, 청귤청, 청귤칩 등을 판매했다”면서 “친환경은 농민 스스로 남다른 각오로 임하는 농법이지만 정작 판로가 없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제품을 팔아 수익을 거두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소비자를 직접 만나 소중하게 키운 농작물에 대해 이야기하며 판매할 수 있었던 데 보람을 느껴 힘든지도 모르고 흥겹게 일했다”면서 “앞으로도 서울시가 소비자와 직접 만나 판매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광화문 책마당’은 10월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4~9시, 11월에는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돼 판타지 주제의 북큐레이션과 클래식 공연, SNS 이벤트 등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서울시민에게는 건강한 지역 농특산물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지역 농가들에는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해 지역 상생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 국장은 이어 “도심에서 다양한 문화행사도 즐기고 정성이 가득한 지역 농특산물도 맛보는 일거양득 행사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