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유대주의' 뭇매 머스크, 스타링크로 이스라엘 달래기

2023-11-28 10:26
  • 글자크기 설정

정치권 대대적 환영…네타냐후, 관련 발언 비판도 안 해

통신부 "스타링크, 이스라엘 승인 있을 때만 사용"

스타링크 손에 쥔 머스크, 글로벌 질서 플레이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와 일론 머스크왼쪽가 11월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키부츠 크파르 아자를 키부츠를 둘러 보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와 일론 머스크(왼쪽)가 11월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키부츠(집단 농장) 크파르 아자를 둘러 보고 있다. [사진=UPI 연합뉴스]

이스라엘을 찾은 일론 머스크가 정치권의 대대적인 환영을 받았다. 반(反)유대주의 트윗으로 뭇매를 맞은 머스크가 환영받은 배경에는 스타링크가 있다. 전쟁의 판세를 좌우할 수 있는 저궤도 위성을 머스크가 꽉 쥐고 있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머스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포함한 이스라엘 정치권의 환영을 받았다. 머스크는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1000명이 넘는 민간인을 살해한 크파르 아자 키부츠를 방문해 경호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현장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생중계된 온라인 채팅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논란이 된 머스크의 반유대주의 발언을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네타냐후 총리와 머스크는 가자지구 재건을 돕는 데 뜻을 모았다.
 
앞서 머스크는 지난 17일 X에 올라온 반유대주의 글에 동조하며 ‘정말 진실이다’라고 댓글을 단 후 어마어마한 후폭풍에 직면해야 했다. 애플과 디즈니 등 주요 기업들은 머스크의 인종차별적 트윗에 항의하며 광고를 중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광고주 이탈로 X가 올해에만 7500만 달러(약 970억원)가 넘는 막대한 금전적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추산했다.
 
그럼에도 머스크가 이스라엘에서 대대적인 환영을 받을 수 있는 배경에는 스타링크가 있다.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머스크는 강력한 열쇠를 쥐고 있다”며 “위성 인터넷 제공업체인 스타링크가 머스크의 정치적 영향력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스타링크는 현재 4500개 이상의 저궤도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활성 위성의 절반 이상이다. 저궤도 위성은 수신 안테나만 있으면 세계 어디든 고속 인터넷을 제공할 수 있다. 전쟁 등으로 지상 기지국이 파괴됐더라도 스타링크가 있다면 통신망이 살아있는 것이다. 스타링크의 기업 가치는 지난해 기준으로 약 1400억 달러(약 180조원)에 달한다.
 
테힐라 슈워츠 알트슐러 이스라엘 민주주의 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머스크는 미국 정부의 규제를 받아야 할 단순한 플레이어가 아니다”라며 “그는 아마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앉아야 할 글로벌 질서 플레이어다”라고 평했다. 이어 “머스크가 단순히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것은 그가 지닌 파워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머스크가 키부츠에서 사진을 찍고 영상 촬영을 하는 동안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은 X를 통해 머스크가 통신부의 승인이 있을 때만 가자지구를 포함한 이스라엘에서 스타링크를 작동하는 데 합의했다고 알렸다.
 
머스크는 지난달 가자지구에 스타링크를 공급해 국제 구호단체와 가자지구 간 통신 연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스라엘 정부는 “하마스가 스타링크를 테러 활동에 사용할 것”이라며 머스크의 제안에 즉각 반발했다. 이번 머스크 방문으로 이스라엘은 스타링크라는 돌발 변수를 제거한 셈이다.
 
머스크는 스타링크를 손에 쥐고 변덕을 부리기도 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에 머스크는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를 제공했다. 그러나 머스크는 평화 협정의 일환으로 크름반도를 러시아에 양도할 것을 제안한 후 잇단 비판을 받자, 비용 부담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다. 미 국방부는 최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에 맞서 사용할 스타링크 단말기를 구매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대만 역시 친중국 행보 머스크를 주시한다. 미국과 대만은 중국의 침공 등을 우려해 대만에 스타링크를 도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나, 머스크의 친중국적 발언 등으로 인해 대만은 머스크를 불신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