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정 경기대 교수가 '불법 촬영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31·노리치시티) 선수에 대해 "신원을 노출한 '2차 가해 행위'로도 처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난 25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황의조 법률 대리인이 발표한 입장문에는 피해자 A씨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면서 "법률 대리인을 통해서 협박하듯이 공개한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전했다.
앞서 황의조는 지난 22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상대 여성 A씨는 방송 활동을 하는 공인이고, 결혼까지 한 신분이라 최대한 여성의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막으려 공식적으로 대응을 자제했고, 수사 기관의 엄정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려 했다"면서 "황의조가 불법 촬영을 했다면 굳이 피해 여성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고소를 종용했을지 상식적으로 판단해달라. 악의적 의혹이 제기된 것에 대해 상대 여성과 대질 조사도 고려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황의조의 입장문 발표 후 A씨는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다. A씨 법률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23일 오전 언론 대상 브리핑을 열고 A씨와 황의조가 지난 6월 말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와 통화 내용 일부를 밝혔다.
지난 6월 27일 오후 6시 16분께 A씨와 황의조가 나눈 통화에서 A씨가 "내가 분명히 싫다고 했잖아", "싫다고 했는데 영상이 왜 아직까지 있는 거냐", "영상을 지워달라고 했다"면서 "불법적인 행동을 한 건 너도 인정해야 한다"고 추궁하자, 황의조는 "나도 그걸 최대한 막으려고 하잖아"라고 말하며, 불법 촬영 논란에 대해서는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이후 2시간 뒤 황의조는 8시 27분께 A씨에게 "불법으로 촬영한 건 아니지만, 그래도 소유하고 있던 것을 도난당한 것은 내 부주의니까 피해 안 가게 정말 노력할게"라고 말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이 변호사는 황의조가 2시간 사이 입장이 바뀐 것에 대해 "첫 번째 통화에서는 불법 촬영에 대해 반박하지 못하다가, 재차 연락이 와 불법 촬영이 아니라고 쓴 것은 가해자인 황의조가 변호사에게 법률 조력을 받은 것"이라고 의견을 냈다.
한편 황의조는 지난 6월 그리스 소속팀 숙소에 있던 지난해 11월 휴대전화를 도난당하고 신원 미상의 B씨에게 '사진을 유포하겠다'고 지속적인 협박을 받아왔다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B씨가 황의조의 형수로 알려지고, 구속됐다는 사실이 전해지자 충격이 일었다. 황의조는 형수인 B씨에 대해 처벌 불원 의사를 전달하며 믿음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