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억원 이상의 수입차는 3만7239대 판매됐다. 작년 같은 기간(3만4055대) 보다 9.3% 증가했다. 전체 수입차 중 고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전년 상반기 대비 2.5%포인트 상승해 올해 상반기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13만689대)의 28.5%에 달했다.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최근 5년 사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상반기 기준 2019년 1만1084대에서 2020년 1만9229대, 2021년 3만30741대로 상승세를 보이며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고가 수입차 판매 비중은 상반기 기준 2019년 10.1%, 2020년 15%, 2021년 22.8% 등으로 증가해 올해 30%에 육박했다. 4년 만에 비중이 거의 3배로 늘었다. 전체 수입차 판매 대수는 소폭 감소했지만 고가 수입차 판매량은 오히려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 초고가 수입차 브랜드인 롤스로이스, 벤틀리, 람보르기니, 마이바흐 브랜드 판매량은 총 2066대로, 지난해 상반기 1610대에서 28.3% 늘었다. 특히 이 같은 고가 차량은 법인 차량이 특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등록된 1억원 이상 수입 법인차는 지난해 상반기 2만2928대에서 올해 상반기 2만4014대로 1086대(4.7%) 늘었다.
이에 럭셔리카 업체들은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통해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롤스로이스는 올해 하반기 브랜드 최초 전기차 스펙터 출시를 앞두고 있다. 스펙터는 롤스로이스가 설립 120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전기차로 시작 가격이 6억2200만원에 이르지만 이미 내년 말까지 모든 주문 예약이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더불어 내년 상반기 프라이빗 센터인 ‘프라이빗 오피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 곳은 비스포크(맞춤형) 서비스 거점으로 구매자는 제작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물론 내 차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모든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차 가격이 기본 5억원대를 넘는 롤스로이스 판매량은 지난 3년간 약 45% 증가했다. 지난해 판매량은 총 234대로, 한국은 롤스로이스 글로벌 5대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럭셔리카의 판매 질주가 멈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내년부터 법인이 8000만원 이상인 차량을 업무용으로 새로 구매·리스·렌털하는 경우 기존 흰색이 아닌 ‘연두색’ 번호판을 달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제도 시행을 앞두고 법인차 구매 러시가 발생했다는 분석이다.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부착 제도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으로, 고가 법인차의 사적 사용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업계는 연두색 번호판을 단 고가 법인차로 골프장이나 유흥가 등 여가 시설로 가기 어려운 만큼 고가 승용차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