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회에 따르면 예산소위가 지난주 가동돼 감액 심사부터 시작한 상황에서 17개의 상임위원회 중 위원회 차원의 예산 심사를 마친 곳은 총 10곳이다. 그러나 다수 의석을 점한 더불어민주당이 사실상 단독으로 처리한 예산안이 상당수여서 증액 심사에서도 진통이 예고된다.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1472억원 규모의 새만금 관련 예산 증액안을 단독 의결했다.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3만원 청년패스' 예산 2900억원도 책정됐다. 반면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예산은 설계비 예산 123억원 중 절반인 61억원이 삭감됐다.
야당은 또 지난 9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당초 정부안에 편성되지 않았던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7053원을 증액했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예산소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예산에서 1조1600억원을 감액하고 이를 과학기술계 연구원 운영비 등 R&D 예산으로 재편해 2조원을 증액하는 예산안을 민주당 단독 의결했다. 이에 여당은 전체회의 개최를 거부하면서 예산안 심사가 멈춰선 상황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19일 민주당을 향해 "막무가내식 (예산안) 증액과 삭감"이라며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단독', '강행'이라는 폭주가 상임위마다 쏟아져 나와 심사 과정이 두려울 정도"라며 "내년 예산안이 '대통령이 관심 있게 생각하는 예산은 줄이겠다'는 민주당의 정략과 정쟁에 휘둘려 난도질당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인구구조변화 △양극화 △경기둔화 △사회불안범죄 △기후위기 등 '5대 위협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5대 분야 40대 주요 증액사업을 제시한 바 있다. 반면 민주당은 내년도 예산안 심사 방향을 권력기관 예산안 감축과 함께 5대 미래예산과 5대 생활 예산으로 설정했다.
예산안 처리 법정기한은 다음달 2일이다. 예결위는 30일 전체회의에서 예산안 의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오는 30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일부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 처리 재추진을 벼르고 있어 여야간 대치로 예산안 심사가 뒤로 밀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