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난을 탈출한 전 세계 인구 비율은 1820년에 16%에 불과했지만 2015년에는 90%까지 늘어났습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 수도 1820년 12개에서 2016년 82개로 확대됐죠.”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테판 사그마이스터의 개인전 ‘Now is Better : 지금이 더 낫다’가 오는 17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잔디사랑방에서 개최된다.
전시를 위해 방한한 사그마이스터는 16일 DDP 전시장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인류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며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조금의 변화를 주는 것만으로도 180도 다른 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바꿀 힘이 없는 청년들을 생각했다.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1962년에 태어난 사그마이스터너는 뉴욕에 거주하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그래픽 디자이너다. 2018년 베니스 비엔날레 포함해 그의 2012년 멀티미디어 전시 ‘The Happy Show’는 ICA 필라델피아, LA 현대미술관 등 유수 미술관과 디자인 센터를, 2018년에는 ‘The Beauty Show’ 전시로 비에나,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등 유럽 주요 도시 미술관을 순회했다. 그의 작품은 뉴욕 모마, 필라델피아 아트 뮤지엄,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샌프란시스코 현대미술관 등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롤링 스톤스, 제이 지 등 유명 팝스타들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했으며,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앨범 패키지 부분에 8번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2회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다.
사그마이스터의 작품은 특별하다. 고조 할아버지의 창고에서 나온 그림과 경매를 통해 구매한 1700년대경의 회화에 자신이 생각한 데이터를 시각화했다. 직관적인 제목은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각 작품에 대한 데이터를 상세하게 적은 안내문은 전시를 즐기는데 꼭 필요하다.
이번 한국 전시를 위해 사그마이스터가 만든 신작도 빼놓을 수 없다. 케이 팝(K-pop) 관련 트윗은 2013년 4200만번에서 2021년 70억5000번으로 크게 늘어났는데, 이를 시각화해 작품으로 만들었다. 한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 2020년 한국의 품목별 식량 자급률 등 다양한 데이터를 사용했다.
전시 기간 동안에는 작가의 디자인 철학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행복에 대한 작가의 다양한 실험들을 엿볼 수 있는 ‘Happy Film’ 영상이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둘레길라운지에서 12시부터 2시간마다 상영된다. 이 작품은 사전예약을 통해 볼 수 있다. 또한 전시가 시작되는 17일 DDP 디자인홀에서 진행되는 ‘DDP 포럼 VOL.37’에서는 ‘Beautiful Numbers(아름다운 숫자들)’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된다.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데이터를 통해 얻은 작가의 희망적인 메시지가 세상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것”이라며 “사그마이스터처럼 세계적인 작가들이 한국에서 전시를 할 때 DDP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