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중국 증시는 대내외 호재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지난달 소비·생산 지표가 회복세를 보인 데다 중앙은행이 시장에 7년래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투자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전날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을 밑돌면서 미국의 긴축 종료 기대감이 커진 것도 상승에 일조했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16.76포인트(0.55%) 상승한 3072.83, 선전성분지수는 72.40포인트(0.72%) 오른 1만77.96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 벤치마크 지수 CSI300와 기술주 중심의 창업판은 각각 25.19포인트(0.70%), 10.55포인트(0.53%) 뛴 3607.25, 2015.36에 마감했다.
외국인이 7거래일 만에 ‘사자’로 돌아서며 상승을 이끌었다. 이날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빠져나간 북향자금(北向資金·외국인 자금) 규모는 총 36억2600만 위안을 기록했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23억1500만 위안, 홍콩에서 선전으로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 13억1100만 위안의 순매도를 나타냈다.
◆소비생산 회복...부동산투자 위축됐지만 부양 시사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의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증가했다. 전달(5.5%)은 물론 시장 전망치(7%)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제로 코로나’ 정책의 기저효과와 더불어 이달 초 8일간의 중추절·국경절 연휴가 이어지며 소비가 폭발한 영향이 컸다. 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光棍節·11월 11일)가 사실상 10월 중순부터 막을 올리면서 그 효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달 산업생산 증가율은 4.6%로 집계됐다. 역시 전달(4.5%)과 전망치(4.4%)를 모두 넘어서며 선전했다. 반면 소비, 수출과 함께 중국 경제의 3대 엔진으로 불리는 투자 지표는 여전히 암울하다. 1~10월 누적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하는 데 그치며 전달치이자 전망치인 3.1%를 소폭 밑돌았다.
전체 투자의 약 20~30%를 차지하는 부동산 투자가 9.3% 줄어든 게 발목을 잡았다. 다만 전날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진작을 위해 1조위안(약 182조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는 외신발 보도가 나오면서 경기 둔화 우려를 일부 상쇄한 것으로 보인다.
◆7년래 최대 규모 유동성 주입에 美발 훈풍까지
인민은행이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은행 시스템에 2016년 이후 최대 규모의 유동성을 주입하기로 한 것도 호재였다.
글로벌 투자은행 HSBC 이코노미스트들은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중국은 최근 몇 주 동안 확실히 경기 부양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부동산 부문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는 당국이 재정 및 통화적 수단을 통해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개장 전에 발표된 미국의 지난달 CPI 상승률이 전달 대비 0%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로도 3.2% 둔화하면서 주가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국의 월간 CPI가 전월 대비 0% 상승한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시장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경고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최근 경고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종료 전망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자동차, 보험, 철강, 화학공업, 석탄 등 관련주의 상승 폭이 두드러졌고, 리튬전지와 태양광, 배터리 관련주도 견조한 상승세를 보였다.
내일은 15일(현지시간) APEC 계기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홍콩 증시도 긴축사이클 종료에 대한 기대감 및 17일부터 홍콩 증권거래 인화세(증권거래세)가 인하된다는 소식에 힘입어 4% 가까이 급등했다. 홍콩 항셍지수는 전장 대비 3.92% 오른 1만8079으로 장을 닫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