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을 위한 장소로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에 위치한 한적한 사유지가 결정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친밀한 대화를 나누기에 알맞은 장소란 평이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익명의 행정부 관리 3명을 인용해 미·중 정상회담이 파일롤리 에스테이트에서 열린다고 보도했다. 이곳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장소에서 약 40km 떨어져 있다.
전문가들은 회담 장소가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친분을 쌓기에 적합한 곳이라고 평했다.
싱크탱크 저먼 마셜펀드의 보니 글레이저 인도·태평양 프로그램 전무이사는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편안한 환경에서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조용하고 한적한 곳인 것 같다”며 “중요한 점은 그 장소가 APEC 정상회담과 연결되지 않아 다자간 만남인 APEC이 아닌 두 정상이 양자 회담을 하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제레미 수리 텍사스대 역사학 교수는 “이 장소는 양국 정상이 언론을 비롯한 갈등을 조장하는 수많은 것들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며 “그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서로를 신뢰하기 시작하면 더 나은 의사소통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탈냉전을 이끌었던 레이캬비크 회담 장소를 상기시킨다는 평도 있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1986년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한적한 대저택에서 만나, 벽난로 옆에 앉거나 두꺼운 코트를 입고 야외 산책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레이캬비크 회담은 빈손으로 끝났지만, 1년 후 두 나라는 탈냉전 시대의 실마리가 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체결했다.
한편, 파일롤리 에스테이트 내 정원이 중국의 화초로 장식되는 등 중국과 인연이 깊은 점도 회담 장소로 낙점된 이유 중 하나라는 평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