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없어서 지방은 넘쳐서···정반대 공급대란 우려 심화

2023-11-16 18:50
  • 글자크기 설정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모습 20230502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도심 아파트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수도권과 지방의 주택 공급 온도차가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서울은 공급이 부족해 2~3년 이후 공급 대란 우려가 커지는 반면, 지방에서는 악성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9500가구를 넘어서는 등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돈다는 진단이다. 이에 정책적으로 서울과 지방의 온도 차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전국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는 951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7518가구 대비 9개월 만에 1995가구(26.54%)가 늘어난 수준이다.
아울러 지난 2021년 3월 말 9965가구로 집계된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이다. 공사완료 후 미분양된 주택 규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6월 1만8718가구를 기록한 이후 2021년에는 크게 줄었다. 이후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말까지 1년여 동안 7000가구 안팎으로 관리돼 왔다. 그러나 올해 초부터 다시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주택 시장의 수요 대비 공급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즉 미분양된 주택이 많아지면 수요 대비 공급이 많다는 의미고, 미분양된 주택이 적어지면 수요보다 공급이 적다는 의미로 파악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올해 악성 미분양 증가를 살펴본 결과 지방에 집중됐다. 실제 지난해 말 대비 올해 9월 말 늘어난 악성 미분양 규모를 살펴보면 대구광역시가 431가구(증가율 153.38%), 전라남도가 387가구(41.13%), 인천광역시가 346가구(100.58%), 제주특별자치도가 207가구(30.99%), 광주광역시가 193가구(428.89%)로 가장 크게 늘었다.

반면 서울은 340가구에서 390가구로 50가구(14.71%), 경기는 608가구에서 756가구로 148가구(24.34%) 늘어나는 데 그쳤다. 두 지역 모두 악성 미분양 증가폭이 전국 평균치인 26.54%를 하회했다. 부산광역시도 악성 미분양이 92가구 줄어들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결과에 부동산 업계에서는 지방의 인구 이탈로 악성 미분양이 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구와 전남 등은 국내에서 인구 이탈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히기에 주택 수요가 그만큼 크지 않다는 진단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서울·경기 지역은 악성 미분양 증가폭이 크지 않았다. 아울러 최근 분양 시장의 활기도 서울·경기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수도권은 주택이 없어서, 지방은 주택이 남아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최근 서울은 실제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9월 수도권 인허가 물량은 10만2095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6% 줄었다. 착공 물량은 6만250가구로 59.6%, 준공된 주택은 13만4375가구로 14.3% 일제히 줄었다. 서울에서는 2~3년 이후 공급 대란을 걱정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급 대란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9·26 부동산 대책'을 내놓으며 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방에서는 주택 공급을 늘리기보다는 다른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지방 이탈은 일자리 등이 결합된 문제이기에 단순히 주택 공급 측면에서 해결하기가 어렵다"며 "그래도 서울과 온도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지지 않도록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ㄴ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