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융권도 반박자 빠른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예년보다 최대 1개월 일찍 내년도 사업계획을 준비하면서 리스크를 최소화하겠다는 복안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각 사업부서는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통상 12월 말에서 이듬해 1월 중순 발표하는 사업계획 시점을 지주사에 따라 12월 초순이나 중순까지 앞당겨 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회장 내정자는 KB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하며 그룹 내 비은행 강화를 이끈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인물로 은행과 비은행을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발전 전략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 신한은행은 매년 1월 중순 이후 개최되는 종합업적평가대회를 이번엔 1월 초 일찌감치 진행해 연초부터 즉각 현장이 돌아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연말 이뤄지는 조직개편과 정기인사도 12월 초·중순으로 앞당겨 영업력을 조기 정비한다. 신한금융이 영업력 끌어올리기에 나선 것은 리딩금융 탈환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지난 몇 년간 리딩금융 타이틀을 두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벌여왔지만 올해 들어 그 격차가 벌어졌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8183억원으로 KB금융(4조3704억원)보다 5521억원 적다. KB금융과 순익이 더 벌어지면 리딩뱅크 자리를 아예 놓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진옥동 회장을 주축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하나·우리금융은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을 위한 전략을 포함해 내년도 추진 전략을 준비 중이다. 두 지주사는 은행 의존도가 90%가 넘는 만큼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계열사 인수가 당장 해결해야 할 과제일 수밖에 없다. 현재 하나금융은 보험사 인수를 고려하고 있으며, 우리금융은 상상인저축은행을 포함한 증권사·보험사 인수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에서 내년도 경영계획을 수립하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실적 방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에서 사업전략을 조기에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