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중국의 수입 지표가 지난달 1년 만에 마이너스의 늪에서 벗어나며 서프라이즈 증가를 기록했다. 다만 수출이 시장의 기대에 한참 못 미치면서 중국 경제 회복에 불확실성을 더했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10월 수입액은 2183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증가했다. 전달(-6.2%)과 시장 전망치(-4.8%)를 모두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의 수입 증가율이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원유(13.5%)·철광석(22.1%)·동광석(34.9%) 등 원자재 수입량이 크게 증가했다.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중국 소비가 회복되고 있는 의견이 한층 힘을 얻고 있다.
반면 같은 날 발표된 수출 지표는 시장에 실망을 안겼다. 10월 수출액은 2748억3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같은 기간 대비 6.4% 감소했다. 전달(-6.2%)보다 낙폭이 0.2%포인트 확대됐음은 물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를 크게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14.5%) 2020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8월(-8.8%)과 9월(-6.2%) 회복세를 보였고, 지난달 역시 한자릿수 감소세를 유지했으나 회복 속도가 시장의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양상이다.
중국 수출의 회복세가 둔화한 것은 세계 수요 위축과 더불어 중국 제조업 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5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다시 경기 확장과 위축을 나누는 기준선(50) 아래로 떨어졌다.
궈타이쥔안증권의 저우하오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공급망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와 대조되는 결과가 나왔다”며 “수출 지표 부진은 시장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써 10월 무역흑자는 565억3000만달러로 전달(771억1000만달러) 대비 소폭 줄어들었다.
수출입 지표가 고르지 못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향후 중국 경기가 어떤 흐름을 보일지는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수출 여건은 여전히 취약하다”며 “수입 증가가 내수 회복을 나타내는지 확인하려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부동산·실업률·가계 및 기업 신뢰도 약화가 지속가능한 (경제) 반등을 위협하는 상황”이라며 “(중국 정부의) 최근 정책이 내수를 부양하기에 충분한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