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도망할 우려가 있고 주거가 일정치 않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씨는 강연 등을 하면서 알게 된 이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이다. 피해 규모는 19억원을 넘으며, 수사 경과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전씨의 친척 집에서 그를 체포했다. 구속영장은 전날 신청했다.
다만 전씨 측 변호인은 영장실질심사 전 송파서 앞에서 기자들에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씨가) 본인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억울하다'고 하는 부분은 없다. '피해자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씨 측은 남씨와의 공모 의혹과 관련해서는 "남씨가 대질 조사 등을 요청했는데 전씨 역시 대질신문 등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면서 (입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전씨가 체포 직전 밀항을 계획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고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남씨 조카 폭행 등 전씨에 대해 제기된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전씨가 자신에게 씌워진 혐의에 대해 모두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현재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지난달 월간지 여성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전씨와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공표했다. 당시 보도에서 전씨는 재벌 3세이자 부상으로 은퇴한 승마 선수, 청년 사업가 등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인터뷰 공개 직후 전씨의 성별 의혹과 사기 전과, 재벌 3세 사칭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전씨가 최근까지 투자금 명목으로 수천만원에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챘다는 고소·고발이 잇달아 접수됐다.
일각에선 남씨가 전씨 범행을 공모 또는 방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남씨는 전씨의 사기 행각과 자신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남씨는 전날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씨에게)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마지막 타깃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세상을 시끄럽게 만들어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입장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