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펜싱 국가대표 남현희씨의 재혼 예정자로 알려진 후 사기 혐의로 체포된 전청조씨 측이 "사기 범행을 모두 인정한다.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씨는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 등에 대한 영장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모습을 드러냈다.
전씨의 변호인은 취재진에게 "전씨는 본인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거듭하고 있다. 피해 회복이 경제 범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인 만큼 변호인들도 수사나 공판에 임할 때 이 부분에 가장 주력해 변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씨와 공모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남씨 측이 대질신문이나 거짓말탐지기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대응하겠다고 하고 있어서 전씨도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면서 향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도울 예정"이라고 대답했다.
또 "전씨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밀항을 계획했다는 의혹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전씨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영장심사 결과는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씨는 강연 등을 통해 알게 된 이들에게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이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전날 오전 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혐의로 전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 수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여원"이라며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전씨는 지난달 23일 여성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남씨와 결혼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사기 전과와 성전환 논란, 재벌 3세 사칭 의혹 등이 급속도로 퍼졌다.
경찰은 송파경찰서, 강서경찰서, 중부경찰서에 전씨의 사기 등 혐의에 관한 고소·고발장이 잇달아 접수되자 관련 사건을 송파경찰서로 병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남씨는 지난달 31일 법률 대리인을 통해 전씨에 대해 사기와 사기미수, 명예훼손, 주거침입, 협박, 스토킹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경기 김포시에 있는 전씨 친척 집에서 사기·사기미수 등 혐의로 전씨를 체포하고 거주지로 알려진 송파구 잠실동 시그니엘과 경기 김포시의 어머니·친척 집 등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