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아닌 이상고온 현상에 소 럼피스킨병 종식이 지연되고 있다. 럼피스킨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진 모기, 침파리 등 흡혈곤충의 활동성이 포근한 날씨 탓에 줄지 않고 있는 탓이다. 당분간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가 예상되면서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한 빠른 백신 접종이 필요할 전망이다.
4일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첫 발생한 소 럼피스킨병은 이날 오전 기준으로 8개 시도, 26개 시·군 한우농가에서 총 76건이 발생됐다.
이런 상황에서 때 아닌 늦더위도 종식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럼피스킨병은 호흡기나 접촉 등으로 전파되는 구제역,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는 달리 모기, 침파리 등 흡혈곤충에 의해 소만 감염되는 가축전염병이다. 흡혈곤충은 날씨가 추워지면 활동성이 떨어지지만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을 끝자락에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달 2일 서울을 비롯해 경주, 강릉 등의 기온은 30도에 육박했다. 예년보다 10도 이상 높은 것으로 전국 관측이 시작된 이후 11월 기온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따뜻한 가을 기온에 모기 개체수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발표한 권역별 기후변화 매개체 감시 현황'에 따르면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도심·철새도래지의 모기 트랩지수는 47.1개체로 지난해 28.8개체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날씨 당국은 한반도 남쪽에 자리 잡은 고기압의 영향과 올여름부터 달궈진 주변 해역의 높은 수온 탓에 당분간 평년 기온을 웃도는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국 럼피스킨병 추가 발생을 막기 위해 빠른 백신 접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럼피스킨병 백신 400만 마리 분을 긴급 도입해 이달 10일까지 전국 모든 소에 대한 백신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2일 오후 3시 기준 전국 백신 접종률은 66.8%로, 전국에 사육 중인 소 407만 마리 중 280만 마리에 대한 접종이 완료된 상태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럼피스킨병 차단을 위해 백신접종과 매개곤충 등 방제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한수의사회에서 백신접종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만큼, 접종 인력이 부족한 시군은 수의사회의 협조하에 신속하고 올바르게 조기에 접종을 완료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