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실종 10년이면 자동 이혼이야!"…'힘쎈여자' 길중간, 새 남자 만나도 될까

2023-11-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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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마 연애 찬성이야. 대신 아빠랑 이혼해. 깔끔하게 하라고. 그 전엔 안 돼!"(황금주)
"내가 네 아빠 버렸냐? 지가 지 발로 기어나갔어. 그런 무책임한 인간 때문에 내 인생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사랑은 포기하라고?"(길중간)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 중

어마무시한 괴력을 타고난 3대 모녀의 신종 범죄 소탕 프로젝트를 담은 드라마 '힘쎈여자 강남순'에서 주인공 강남순은 엄마 황금주, 할머니 길중간와 함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괴력을 타고 난 인물이다. 이들은 소 뼈도 한 손으로 부러뜨려 한 번에 가루로 만들 정도의 괴력을 가진 것으로 묘사되고 있다.
"난 (집 나간) 남자가 있는데…늙어도 심장은 뛴다!"

그렇다고 판타지 요소만 있는 건 아니다. 인물들 간 러브 스토리도 전개 되는데, 할머니 길중간과 바리스타 서준희 간 '황혼 로맨스'도 그 중 하나다. 증권회사를 다니다 명퇴 후 바리스타가 된 서준희는 5년 전 암으로 아내를 잃었다. "늙어도 심장은 뛰어!"라고 외치던 할머니 길중간은 카페를 찾았다가 커피 내리는 서준희에게 한 눈에 반해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가족들은 길중간의 연애를 말리는 분위기다. 길중간이 남편과 이혼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길중간의 남편은 10년 전 모종의 이유로 스스로 집을 나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른 채 소식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길중간을 설득시키는 일을 단념한 길중간의 자식들은 이번엔 서준희에게 '우리 엄마한테 집 나간 남편이 있는 건 아냐'고 물었다. 서준희는 "들었다"며 "10년째 행방불명 중이시라는 것도 안다"고 답했다. 길중간은 자신과 서준희의 사이를 훼방 놓으려는 자식들에게 묵직한 한 방을 날린다. "야, 10년 연락 두절이면 자동 이혼이야!"

길중간의 주장대로 10년 행방불명 상태면 정말로 '자동 이혼'일까.
 
사진JTBC
'힘쎈여자 강남순' 스틸컷. 왼쪽부터 길중간, 강남순, 황금주 등 괴력을 지닌 세 모녀의 모습. [사진=JTBC]
 
'자동이혼' 불가…사실상 '외도' 상태라고?

1일 법조계에 따르면 현행법에는 '자동이혼' 제도가 없다. 가출한 배우자의 생사나 가출 기간에 상관 없이, 배우자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고 잠적했더라도 이혼은 자동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결국 길중간은 정식으로 이혼 절차를 밟지 않았기 때문에 혼인관계 지속 상황에서 서준희와 '외도'를 한 상태가 된다. 길중간의 남편이 돌아온다면 이들을 상대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할 수도 있다. 다만 가사법 전문가들은 가출 기간이 상당히 오래돼 부부관계가 파탄됐다고 볼 정도라면 위자료 소송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사법 전문인 변준석 변호사(법무법인 로서울)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가출해 다른 한쪽을 10년 간 유기한 상황이라면 다른 한쪽이 그 사이 부정 행위를 했다고 하더라도 위자료가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실질적으로 혼인이 파탄된 상황으로 볼 수 있어 가출한 배우자의 부부공동생활에 관한 권리가 침해되는 손해가 생겼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연락두절' 배우자, 공시송달 제도로 이혼 가능"

아빠랑 이혼하고 깔끔하게 연애하라는 황금주의 말처럼, 길중간이 연락두절인 남편과 이혼하고 서준희와 연애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법조계는 "방법이 없지 않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이 제안한 방법은 이혼 소장 접수 후 '공시송달' 제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공시송달은 통상의 방법으로는 상대방에게 서류를 송달할 수 없을 경우, 법원이 송달할 서류를 보관해뒀다가 당사자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교부할 뜻을 법원 게시판에 게시하는 송달방법을 말한다. 길중간이 다양한 방법으로 남편에게 이혼 소장을 송달하려고 노력했지만 남편이 묵묵부답이라면 법적 효력을 인정 받아 공시송달로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다.

변 변호사는 "배우자가 일부러 가출한 경우 민법 840조 2호의 '배우자가 악의로 일방을 유기한 때'를 이혼원인으로 주장할 수 있고, 현재 배우자의 생존 여부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면 공시송달을 통해 이혼 절차 진행이 가능하다"며 "다만 송달 가능한 모든 방법을 시도했지만 상대방의 소재가 불분명해 송달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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