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밤새 600개 목표물을 공격하는 등 지상전 수위를 높이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하는 등 국제 사회가 전쟁을 멈추기 위해 분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전쟁 의지를 불태우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군은 3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 밤 가자지구에서 지상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군대는 알 아즈하르 대학 근처에서 무장한 테러리스트들과 대전차미사일 발사대를 발견했고, 이스라엘군 제트기가 그것들을 공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 항공기가 20명 이상의 무장세력이 있던 하마스 소유 건물의 집결지를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가자시티에서 둘째로 큰 병원에 대한 폭격도 가해졌다. 아랍 매체 알자지라는 “또다시 엄청난 폭격이 가해진 밤”이라며 “알쿠드스 병원 주변에 있는 10개 이상의 모든 주거용 건물이 이스라엘군의 표적이 되면서 파괴되거나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이어 “칸 유니스에 있는 알쿠드스 병원에는 현재 최소 1만4000명이 머물고 있다”며 “이들 대부분은 이미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집을 잃었다. 다음에는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지구 서쪽 해안에 있는 자국군 탱크 사진과 이스라엘 군인들이 자국 국기를 흔드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외신들은 이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주요 도시에 대한 포위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밤 “길고 어려운 전쟁이 될 것”이라며 전쟁이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선포했다. 사실상 지상전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내 어린이 사망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국제아동권리 비정부기구(NGO)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이달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한 이래 가자지구에서 발생한 어린이 사망자 수는 3195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년간 전 세계 20여 개국의 분쟁 지역에서 나온 연간 어린이 희생자 수보다도 많다.
국제 사회는 전쟁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전쟁 의지는 확고하다. UAE가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함에 따라 안보리가 30일 열리는 등 국제 사회는 즉각적인 휴전과 외교를 통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전화 회담을 통해 중동 지역 및 국제 사회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또한 칼리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방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이·팔 전쟁 관련 상황을 논의할 전망이다.
한편 미국은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지킬 권리가 있다"면서도 이·팔 전쟁에 병력을 파견할 뜻이 없다는 점을 단호히 밝혔다. 또한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이스라엘에 촉구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이스라엘은 스스로 지킬 권리가 있다”면서도 “우리는 이스라엘이나 가자지구에 전투병력을 파견할 의도나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인과) 동등한 안전과 안보, 자결권과 존엄성을 누릴 자격이 있으며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법을 준수하고 (팔레스타인에) 인도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