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억 상당의 네덜란스산 분유를 다른 업체 이름을 빌려 무관세로 들여온 남양유업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수입산 원류를 들여온 사실이 알려질 경우 남양유업을 향한 국내 축산농가의 비난을 우려해 한 조치였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박병곤 판사)는 지난 24일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남양유업에 벌금 1500만원을, 구매팀장 A씨(46)에게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한·EU FTA는 매년 일정 수량의 분유 수입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는데, 한국유가공협회에서 주관하는 FTA 수입권 공매에 참여해 낙찰을 받고 협회의 추천서를 세관에 제출해야 무관세로 분유를 들여올 수 있다.
남양유업은 원유 감산 정책이 추진되는 와중에 수입권 공매에 직접 입찰하면 국내 축산농가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을 우려해 '차명 수입'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올해 3월 남양유업을 벌금 1500만원, A씨를 벌금 1000만원에 약식 기소했으나 남양유업 측이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사건의 경위와 내용을 모두 고려하면 약식명령에 따른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