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과 중동 갈등 확대 방지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중동에서 양국의 이해가 같아 협력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링컨 장관은 "안보리 회원국들과 특히 상임이사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확산되는 것을 막을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이란과 주변 국가들에 전쟁 개입에 대해 경고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측이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할 때도 이 일(중동 문제 관련 논의) 하기 위해 계속해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아랍지역을 확대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전쟁이 확대되면 아랍지역의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는 다시 다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번지고 다시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물가가 현재 추세보다 높으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종착점을 상향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바이든 정부가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추진하던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이 물거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양국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대해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면서도 확전 방지를 위해 노력한다.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개입을 최대한 만류하고 있으며 가자지구 민간인에 대한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반면 중국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규탄하고 있다. 중국 당국자들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을 비난했지만, 하마스를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며 테러라고 규정하지도 않았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보복 공격이 국제법에서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섰다고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전쟁과 관련해 입장 차이가 있지만 확전을 막아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 아랍지역 다른 국가들로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 중국은 이란 원유의 최대 수입국이다. 유가 급등은 중국 경제에 악재로 작용한다.
달리아 다사 케이 UCLA 버클리 국제센터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아랍의 관계가 꼬이면서 일부 이익을 본다고 하더라도, 확전 방지라는 더 중요한 공통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존 알터먼 워싱턴 전략과 국제문제 연구소 중동 담당자는 중국이 미국과 이란의 대결을 막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개입 금지를 요구할 것이라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