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국내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한 달 전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제조업의 실적 회복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 약화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최소 다음달까지 업황이 악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높았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23년 10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업황 BSI는 한 달 전보다 3포인트 하락한 70을 기록했다. 다음 달 업황전망BSI는 69로 이달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예측됐다. 해당 지표가 100을 웃돌면 업황이 좋다고 응답한 기업이 더 많고, 100을 밑돌면 업황이 나쁘다고 답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다.
업종 별로는 제조업 업황 BSI가 전월 대비 1포인트 상승한 69로 집계됐다. 에틸렌스프레드 확대와 원자재 가격 하락, 중국 화학제품 수요 증가 기대감 속 화학물질·제품 분야가 10포인트 뛰었고 1차 금속 역시 중국 철강생산 감산과 부동산 부양책 등으로 12포인트 올랐다. 다만 전자·영상·통신장비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조치 발표 등으로 인해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며 3포인트 하락했다.
제조업 업체들은 주요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23.9%)을 꼽았다. 그 뒤를 이어 내수부진(17.5%)과 원자재가격 상승(12.7%)이라는 답변 비중이 높았다.
반면 10월 비제조업 업황 BSI는 전월 대비 6포인트 낮은 71을 기록했다. 비제조업 가운데선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이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비용부담이 늘면서 12포인트 급락했고 도소매업 역시 경기 둔화로 인한 내수침체와 수요 감소 등으로 8포인트 하락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정보통신업과 건설업 또한 게임유저 수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 건설 경기 부진 등으로 각각 6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비제조업 업체 역시 제조업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경영애로사항으로 불확실한 경제상황(17.4%)을 꼽았고 내수부진(16.1%)이 그 뒤를 이었다. 다만 인력난·인건비(15.2%), 원자재 가격 상승(11.5%)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은 응답 비중이 한 달 새 각각 2%포인트 가량 상승했다.
기업들은 다음 달 경기(69)에 대해선 이달보다 더 악화(-6포인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조업의 경우 이달과 동일한 69로 전망했으나 비제조업 기업들은 다음달(71→69) 경기가 더 부진할 것이라며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한편 BSI에 소비자동향지수를 더해 산출한 경제심리지수(ESI)는 91.8로 전월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ESI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장기평균치 100을 기준으로 이를 밑돌면 기업, 가계 등 민간 경제주체들의 경제심리가 과거보다 나빠진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