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난에 시달려 왔던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의 달러채가 처음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맞게 됐다고 블룸버그가 2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소재 수탁 기관인 씨티코프 인터내셔널은 채권자들에게 보낸 문서에서 비구이위안의 달러채 상환 유예 기간이 지난주로 마감됐음에도 불구하고 달러채 이자를 지급하지 못함에 따라 "디폴트 발생 요건을 구성하게 됐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까지 그러한 요구를 한 채권자는 없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비구이위안은 지난달 17일 만기가 도래한 1540만(약 208억원) 규모의 달러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한 가운데 30일간의 상환 유예 기간이 주어졌다. 하지만 유예 기간 내에도 이자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디폴트를 맞게 된 것이다.
앞서 지난주 비구이위안은 모든 역외 부채를 정시에 상환하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하면서 디폴트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따라서 비구이위안은 중국 사상 최대 규모의 부채 구조조정을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비구이위안이 디폴트를 맞게 됨에 따라 그 파장이 중국 부동산 전반으로 퍼져 나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0%를 차지하는 만큼 부동산 산업의 충격은 곧 중국 경제 전체의 충격으로 이어진다.
특히 전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례적으로 인민은행을 방문하고 경제 및 증시 지원 의지를 시사한 가운데 비구이위안의 디폴트 소식이 전해진 것이어서 향후 중국 정부의 대응에 귀추가 주목된다.
비구이위안은 지난 수년간 판매 계약 기준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7위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중소형 도시에 3000개 이상의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7만여명의 직원이 있다.
이와 같이 비구이위안의 부동산 프로젝트가 헝다그룹보다 몇 배 더 높은 것을 감안할 때 그 파장 역시 2021년 헝다 사태 때보다 더욱 클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비구이위안은 중국 내에서 발행한 위안화 채권의 경우, 채권단과 협상을 통해 상환 기한을 연장한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