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에베레스트산·북극 원정 주도했던 김영도 전 의원 별세

2023-10-21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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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9세

김영도 전 의원오른쪽 3번째이 지난해 10월 25일 마지막 강의를 마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영도 전 의원(오른쪽 3번째)이 지난해 10월 25일 마지막 강의를 마친 뒤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977년 에베레스트산(8848m) 등정을 주도했던 김영도 전 의원이 21일 오후 5시께 경기 의정부 자택에서 노환으로 유명을 달리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1924년 10월 18일 평양에서 태어났다. 평양고보,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산에 관심을 보인 것은 중학생 때다. 일본의 오시마 료키치가 쓴 '산-연구와 수상'(1930, 이와나미서점)을 읽으면서다.

6·25전쟁 때는 학도 지원병으로 입대해 통역장교로 복무했다. 이후 성동고 교사를 거쳐 1963년 민주공화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했다. 

당 선전부장 겸 산악회장이던 고인은 1970년 정부자금 7000만원으로 전국 주요 명산에 산장(인수·권금성·노고단 등)과 대피소 35개를 건립했다.

1971년 히말라야 로체샤르 원정(대장 박철암) 비용 지원을 계기로 대한산악연맹 부회장(1971~1976년)과 회장(1976~1980년)을 역임했다.

고인은 1977년 9월 15일 팀(18명)을 이끌고 세계 8번째로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했다. 팀 후원을 주도한 것은 한국일보 장기영(1916~1977) 사장이다. 대우실업, 대한항공 등 11개 기업이 팀을 후원했다.

등정에 성공한 것은 2차 공격조였던 고상돈 대원과 셰르파 펨바 노르부였다. 이들은 9월 15일 오후 12시 50분 정상을 밟았다. 산악인으로는 세계 55번째, 국가로는 8번째였다.

귀국은 10월 6일이다. 김포공항에서 서울시청까지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고인은 나흘 뒤 국회 본회의에서 기립 박수를 받았다.

1978년에는 그린란드 탐험에 나서 북위 80도 2분 7초(북극은 북위 66도 33분)까지 진출했다. 한국 최초(동양 2번째, 세계 8번째) 북극 원정이었다.

고인은 1981년 2월 한국등산연구소를 설립하고 이후에는 집필과 강연 등을 이었다.

고인은 지난해 10월 25일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마지막 강의'에서 "세상에 인간이 한 번도 못 오른 '미답봉'은 남아있지 않지만 라인홀트 메스너는 '내가 못 오른 산이 미답봉'이라고 했다. 여러분의 마음속엔 여전히 공백이 남아 있다. 우리 등산가는 고고하고 준엄한 대자연의 시민권을 갖고 있다"는 말을 남겼다.

지난 20일 울산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에서 '제8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열렸다. 이 행사에서 고인이 특별 공로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인은 자리하지 못했고, 아들이 대신 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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