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민간을 대표하는 KB금융그룹과 '반민반관'의 IBK기업은행이 대결하는 구도가 그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장 11인으로 구성된 은행연합회 이사회는 이달 말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를 가동해 3차례 정도 회의를 열고 11월 말께 단독후보를 결정한다. 김광수 현 은행연합회장 임기는 오는 11월 30일까지다.
은행연합회장은 3년 임기를 보장받고 1회 연임 가능한데 김광수 회장의 연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이 문재인 정부 때 선임된 데다가 역대 회장 중 연임 사례는 단 1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취임해 9년간 KB금융을 이끌었다. 취임 후 'KB 사태'에 따른 내부 혼란을 수습하고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사업 강화로 KB금융을 '리딩 뱅크'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국민은행 역사상 최초 3연임을 한 허 부회장은 신한은행에 빼앗긴 1위 자리를 탈환하는 성과를 보여줬다. 허 부회장은 서울대 법학과 80학번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1년 후배이기도 하다.
그동안 강세를 보였던 '반민반관' 후보로는 기업은행 행장 출신 인사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정치권이나 정부와 원활한 소통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이유로 반민반관 출신 후보가 두각을 드러낸 만큼 올해도 조준희·김도진·윤종원 전 IBK기업은행 행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윤종원 전 행장이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다.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전임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수석을 지내고, 현 정부에선 한덕수 국무총리의 추천으로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되는 등 민관 경험이 풍부하다.
YTN 사장 출신인 조 전 행장은 올해 초 우리금융 회장 후보군으로 꼽히기도 했다. 김 전 행장은 경영전략 부행장 시절 대관업무를 담당하며 폭넓은 인맥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관료 출신 중에서는 최종구·신제윤 전 금융위원장과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이 거론된다. 이 외에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은 특별한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표해 정치권이나 정부와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거물급 인사'가 오는 것을 반기기 마련"이라며 "그간 관료 출신이 강세를 보인 것은 맞지만 올해는 민간 후보자로 굵직한 인물이 거론되면서 민·관 출신이 팽팽한 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