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다른 국가들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며, 다른 식민주의 성격의 국가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와 차이가 있다고 언급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등 서방 세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환구시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모스크바에서 진행된 중국 관영 중앙방송총국(CMG)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번주 중국에서 열리는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는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경제 연합과 완전히 부합하는 것이라며, 참여국들은 서로 혜택과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10년간 일대일로가 전 세계 발전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왔냐고 생각하는 질문에 푸틴 대통령은 "내가 볼 때 중국 측이 제시한 협력 이념의 주된 강점은 그 프레임워크에 있다"며 "누구도 타인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모든 프로젝트가 자체적인 탐색을 통해 진행되는 가운데 각국은 사용 가능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뿐만 아니라, 공동 목표 실현을 위해 실행 가능한 프로젝트 및 방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는 현 단계에서 시진핑 주석의 지도하에 중국과 다른 국가 간 교류에 있어서 독특한 부분"이라며 "한쪽이 다른 쪽에 무엇을 강요하거나 강압하지 않고, 기회를 제공한다. 어려움이 나타나더라도 적극적으로 총력을 다해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이 일대일로와 여타 식민주의 색채를 가진 국가들이 추진하는 기타 프로젝트와의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이번주 17~18일 양일간 베이징에서 제3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을 진행한다. 푸틴 대통령은 팬데믹 이전 2017·2019년에 열린 1·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 모두 참석하는 등 중국과의 협력에 높은 관심을 보여온 가운데 이번에도 참석이 유력시된다. 이날 로이터는 푸틴 대통령이 중-러 관계를 한층 심화시키기 위해 일대일로 정상 포럼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는 시 주석이 일대일로를 실시한 지 10년째 되는 해로 어느 때보다 그 의미가 깊다. 일대일로는 육로와 해로를 통해 중국,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경제권 형성을 목표로 하는 시 주석의 대표 정책이다. 다만 일대일로 참여국들에서 심각한 부채 문제가 불거지기도 하는 등 그 부작용이 드러나면서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현재 전 세계가 역사적 전환점에 있는 가운데 시 주석이 추진하고 있는 인류 문명 공동체 건설 및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안보 및 문명 이니셔티브를 어떻게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 다극화된 세계가 형성되고 있고, 이 이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은 2013년에 이 이념을 제시했고, 이 이념은 이미 실행되어 왔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최근 BRICS(브릭스,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으로 이루어진 신흥국 협의체) 회원국이 11개국으로 늘어난 것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다극화 세계의 형성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브릭스에 가입한 모든 국가들은 모두 다극화 세계 건설이라는 이념을 지지한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 대해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은 세계가 인정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라며 "시진핑 주석은 그때그때 일회성으로 결정을 내리는 지도자가 아니라, 추세가 진행되는 것을 분석 및 평가해서 미래를 바라보며 장기적으로 고려를 한다"고 호평했다.
나아가 "이러한 점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세계 지도자와, 우리가 소위 말하는 '임시직' 인간들과의 차별점"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