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자동차 수요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금융당국 규제로 은행권이 관련 시장에서 발을 빼면서 자동차금융을 새로운 먹거리로 삼은 것이다.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카드·캐피털사는 시장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은 자동차금융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중고차 구매 시 구입 자금을 대출받는 '오토론'(자동차 대출)을 출시하며 자동차금융 시장 경쟁에 가세한다. 카카오뱅크는 사기방지시스템 구축, 프로세스 간소화, 경쟁력 있는 금리 등 크게 세 가지를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인터넷은행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자동차 대출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018년 30조4673억원이었던 취급 잔액은 지난해 40조7208억원으로 늘어났다. 올해는 취급 잔액이 1분기에만 약 1조원 늘었다. 증가 속도를 감안하면 올해 잔액은 4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신차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전기차 등 고가 차량 판매 비중이 확대된 점 등을 이유로 자동차금융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자동차금융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것도 인터넷은행에는 긍정적인 신호다. 4대 은행의 자동차대출 취급 잔액은 2021년 5조380억원, 2022년 4조165억원, 2023년 7월 기준 3조4310억원 등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자동차대출 취급을 중단한 곳도 등장했다. NH농협은행은 2020년 ‘채움오토론’을 중단한 후 이듬해 ‘오토론 전환대출’ 판매를 종료했다. 지난해에는 ‘NH간편오토론’ 판매도 중단했다.
인터넷은행 공세에 카드‧캐피털사는 시장 수성을 다짐하고 있다. 캐피털사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위협적이지만 시장 점유율은 유지될 것으로 본다”며 “그동안 제조사와 쌓아온 스킨십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